정부가 3차 접종 ‘약발’이 떨어지고 있는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시행하기로 했지만 접종률이 기대만큼 오를지는 미지수다.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이후 돌파감염이 크게 늘어 백신 효과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데다 앞으로 몇 번을 더 접종해야 할지 모르는 ‘N차 접종’에 대한 거부감도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고위험군에 대한 예방책은 필요하다”면서도 “백신을 맞으면 면역반응이 일어나 몸이 견딜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13일 정부가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 종사자 및 입소자에 이어 60세 이상 전체에 대한 4차 접종을 결정한 것은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60세 이상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확진자 중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3월 4주 18.4%에서 4월 1주 20.1%로 높아졌고 4월 첫째 주 기준 위중증 환자 중 85.7%, 사망자 중 94.4%가 60세 이상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국내외에서 4차 접종 예방 효과가 증명됐다고 밝혔다. 국립감염병연구소가 58∼94세 요양병원 입원자 74명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4차 접종자의 4주 후 항체가는 3차 접종자 대비 6.4~7.4배까지 늘었다는 것이다. 또 이스라엘에서도 4차 접종 4주 후에는 3차 접종자보다 감염은 2.0배, 중증은 3.5배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다만 접종 효과가 3~4개월 정도로 짧고, 기존 백신의 변이에 대한 효과가 뚜렷하지 않아 접종 수용률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이스라엘에서 이뤄진 연구 결과 감염 예방 효과가 8주 후 소실됐다. 게다가 4차 접종에 대한 인센티브(혜택)나 미접종에 대한 불이익이 없어 접종을 독려하기도 쉽지 않다. 2월부터 면역저하자와 요양시설을 대상으로 시작한 4차 접종은 대상자 180만 명 중 31만 9994명(접종률 17.8%)만 완료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날 “확진 이력이 있어도 2차 접종까지 완료해 달라”면서 “접종 대상에 해당하고 접종 의사가 있다면 3·4차 접종에 참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에 대한 감염 예방책이 필요하다면서도 계속되는 접종으로 인한 면역반응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을 맞을수록 면역반응이 유발되며 염증반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두 번 이상 맞는 것을 반대해왔다”며 “백신을 접종한 후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은 하이브리드 면역을 갖고 있어 면역세포가 2년 이상 간다고 본다”고 전했다. 마상혁 경남의사회 감염대책위원장은 “변이에 대한 기존 백신의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고 하지만 현재로서는 유일한 대안”이라면서도 “코로나19 완치자들에 대한 접종은 면역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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