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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사시라고?…부모 탓 아니에요 [서지혜 기자의 건강한 육아]

사시 원인 다양해…"예방 개념 아냐"

방치 시 시력 저하 우려…지속적 관찰 필요

안과 검진과 '머리돌림' 현상 주의해야

사진=이미지투데이




육아를 하다 알게 된 사실, ‘아이가 아주 어릴 때는 대부분 눈이 사시에 가깝다’ 두 눈이 같은 방향으로 정렬되지 않고 한 쪽 눈이나 두 눈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는 현상을 사시라고 하는 데요, 애초에 인간의 눈은 다른 동물들처럼 바깥쪽으로 향한다고 해요. 인간은 태어난 후 3개월 여의 기간동안 훈련을 통해 이런 해부학적 구조를 극복하고 정면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런데 6개월~1년이 지나도 이 정면 주시가 잘 되지 않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누가 봐도 그렇다 싶을 정도로 명백한 사시인 경우가 있는가 하면 또 부모도 잘 모를 정도로 미세하게 방향이 다른 사례도 있죠. 저도 그랬어요. 사시라는 단어를 평생 언급해본 적도 없었는데 누군가가 아이 눈을 좀 보라고 조언 했을 때 그 심장떨림이란. 이번 [건강한 육아]에서는 부모님이 일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소아 사시의 징후를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기사는 소아안과 전문의인 박신혜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의 자문을 얻어 작성됐습니다.

사시 예방, 가능하지 않다


선천적 사시는 전체 사시 중에서도 드문 사례입니다. 선천성은 눈 근육을 움직이는 뇌신경에 이상이 있다는 의미 거든요. 대부분의 사시는 후천적 사시입니다. 하지만 후천적 사시가 어떤 잘못 때문에 발생하진 않습니다. 박 교수는 “사시의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명쾌하게 기술하기 어렵다"면서도 “TV를 많이 보여줘서, 휴대폰을 봐서 사시가 되는 것은 아니고 기본적으로 눈의 정렬을 담당하는 근육의 밸런스가 무너져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시를 ‘예방’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신생아 시절에 부모님들 초점책 많이 사 주잖아요. 그런 교구가 시각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사시라는 증상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하네요. 특히 박 교수는 “누군가가 잘못을 해서 사시가 발생했다는 생각은 편견”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병원에 와서 사시 판정을 받으면 눈물을 흘리는 부모님들이 많다고 해요. 내가 TV를 많이 보여줘서 그런건 아닌지, 초점책을 많이 보여준 건 아닌지 자책하면서요. 박 교수는 “중요한 건 빠른 증상 확인과 치료”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래도 방치는 안돼…가림치료·시술로 치료


기성세대는 학창시절에도 주변에서 사시를 흔하게 봤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청소년이 될 때까지 사시인 경우가 많이 줄었는데요, 사시를 질환으로 인식하고 빨리 치료하는 추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른들은 어린 아기를 사시 때문에 수술한다고 하거나 한쪽 눈에 안대를 붙이고 가림 치료를 한다고 하면 혀를 차는 경우가 많죠. 유난을 떨어 아이를 힘들게 한다면서요. 전문가들은"사시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사시가 더욱 심해지거나 약시가 지속될 수 있다"며 이런 분위기를 경계했습니다. 영아 시기에 사시가 심하게 발현 되면 문제가 있는 눈에 제대로 시각 자극이 되지 않는 거죠. 그래서 틀어진 눈의 시력이 저하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사시 형태인 ‘간헐적 외사시’의 경우 극단적으로 사시가 심해지면 한 쪽 눈동자가 완전히 밖으로 빠져 정상으로 돌아오기 어려워지기도 하고, 두 눈이 동시에 발현하는 능력, ‘양안시’를 방해할 수 있다고 해요. 시력과 양안시는 6~7세까지 발달하는데요, 사시가 발생하면 이런 능력을 해치게 됩니다.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는 늘 중요합니다.

치료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쉬운 방식은 ‘가림치료’입니다. 잘 쓰지 않는 눈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 눈에 스티커 형태의 안대를 붙이는 방식인데요. 많은 부모들이 시술을 가능하면 하지 않길 원하기 때문에 가림치료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은 이 가림치료를 거부하는 일이 많아요. 불편하니까요. 기자의 아이도 2시간 가림치료 처방을 받았는데 초반에 이 스티커를 눈에 붙여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의사들은 “TV를 보여줘도 괜찮다”고 말합니다. 일단 치료 자체가 더 중요하니까요. 저는 2시간 치료 중 30분 정도는 TV를 보여주고, 이후에 떼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가림치료를 위한 어린이용 가림패치


더 적극적인 치료는 시술입니다. 가림치료는 눈의 근육 움직임에 영향을 주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라고 해요. 시술은 외안근의 위치를 조정함으로써 비교적 정상적인 상태로 눈을 재설정하는 방식입니다. 전문가가 보기에 시술을 해야 할 시점이라면 이를 통해 치료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사시 예방은 없다… 빠른 발견이 최선


사시를 예방하긴 어렵다고 했죠. 하지만 빨리 치료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찰이 중요합니다.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일부 아이는 빨리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아이가 어릴 때 부모님은 어떤 부분을 관찰해야 할까요? 박 교수는 “우선 생후 6개월 정도까지는 미성숙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사시라고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래도 생후 100일이 지나면 아이의 한쪽 눈을 가려보고 각각의 눈으로 잘 보는지 체크합니다. 6개월 후부터는 사물을 볼 때 고개를 사물이 있는 방향으로 트는 ‘머리돌림’ 현상을 주의깊게 봐야 합니다. 특정 방향으로 갸우뚱하는 일이 많을 때도 사시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시 중 하나가 ‘간헐적 외사시’입니다. 간헐적 외사시는 졸리거나 울 때 눈 방향이 갑자기 틀어지기도 합니다. 빈도가 잦다면 이 때도 전문가를 찾아봐야 합니다.만 3세부터는 안과에서 시력검사와 기본적인 눈검사를 해야 합니다. 소아과에서 진행하는 영유아 검진으로는 사시를 놓치는 경우도 많거든요.

또한 박 교수는 책을 포함한 모든 미디어가 시력에는 좋지 않다고 조언했습니다. 영상 매체를 많이 보는 건 당연히 영유아 시기에 좋지 않지만 영상 뿐 아니라 책을 너무 많이 보는 것도 시력에는 긍적적이지 않다는 이야기죠. 의외죠? 책을 보여주지 말란 이야기가 아닙니다. 시력 발달을 위해서는 실외활동을 많이 해 주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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