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숫값, 9년만에 8달러 돌파… ‘밥상 물가’ 적신호

우크라이나의 한 옥수수 가공 공장에서 직원들이 저장고에 옥수수를 쏟아 붓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옥수수 가격이 치솟아 9년 만에 직전 최고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곡물 가격 상승으로 ‘밥상 물가’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7월 인도분 옥수수 선물은 이날 부셸(약 25.4㎏)당 2.6% 오른 8.04달러로 201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8달러 선을 돌파했다. 가뭄과 이상고온이 미 중서부를 덮쳤던 2012년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부셸당 8.49달러에도 근접한 수준이다.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운송비 급등 여파로 이미 작년부터 꿈틀거렸던 옥수숫값은 올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수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 옥수수 수출량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두 나라의 전쟁으로 올해 초까지만 해도 부셸당 6달러였던 옥수숫값이 넉 달 만에 30% 이상 치솟은 것이다.

시장에서는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당분간 옥수수를 비롯한 주요 곡물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전쟁으로 인해 농산물 유통망이 무너진 가운데 상당수 우크라이나 농부들이 봄철 파종 시기를 놓친 것은 물론 국제사회의 대러시아 제재로 비룟값도 함께 오르면서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공급난이 악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의 올해 옥수수 수확량이 작년보다 40% 감소할 것으로 현지 농업단체는 전망했다.

최근 미국의 농부들이 비룟값 상승 탓에 옥수수 대신 비용이 덜 드는 대두를 더 많이 심는 것도 향후 옥수수 공급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옥수수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여서 공급난과 맞물려 가격을 더욱 밀어 올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 농무부는 이번 달 미국산 옥수수의 대중국 수출이 100만 톤을 돌파했다고 최근 밝혔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밀 선물 가격도 미국과 캐나다의 추운 봄 날씨 여파로 이날 장중 최고 3.5% 오르는 등 다른 곡물들의 가격 상승세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