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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억압된 女·흑인에 주목하다

소니아 보이스가 이끈 영국관

여성 재즈 영상으로 국가관상

최고 작가상은 시몬 리 수상

흑인 여성 정체성 조명 눈길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소니아 보이스를 대표작가로 내세워 국가관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영국관 전시 전경. /베니스=조상인 미술전문기자




127년 역사의 세계 쵀대 규모 미술축제인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흑인 여성 작가들이 휩쓸었다.

베니스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시내 주스티니안 궁전에서 공식 개막식을 겸한 시상식을 열고 국가관 황금사자상은 소니아 보이스가 참가한 영국관에, 최고 작가 황금사자상은 본전시 및 미국관 대표작가로 참여한 시몬 리에게 각각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두 수상 작가는 공교롭게도 흑인이며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역사·정치적으로 소외 받아온 흑인 여성의 정체성을 작품 주제로 했다는 점도 닮았다.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소니아 보이스를 대표작가로 내세워 국가관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영국관 전시 전경. /베니스=조상인 미술전문기자


황금사자상 국가관상을 받은 소니아 보이스는 네 명의 흑인 여성 재즈 음악가를 주인공으로 한 영상 설치 작품으로 영국관을 채웠다. 지난 1986년 황금사자상 국가관상이 제정된 이래 영국관이 이 상을 받기는 처음이다. 음악 감상이 포함된 영상작업이기에 듣고 보느라 관객이 작품 앞에 체류하는 시간이 긴 편이다. 이 때문에 영국관 앞은 개막 첫날부터 긴 대기줄로 북적였다. 보이스는 ‘최초의 흑인 여성’이라는 수식어 자체가 갖는 차별성에 문제를 제기했던 작가지만 영국관 최초의 흑인 여성 대표작가로 선정됐고, 자국관에 첫 황금사자상을 안겨줬다.

지난 1995년 제정된 최고작가상은 총감독이 직접 지휘하는 본전시에 초청된 작가를 대상으로 한다. 체칠리아 알레마니 총감독은 58개국 213명의 작가를 본전시에 참여시켰다. 이들 작가 가운데 90%에 가까운 188명이 여성 작가라는 점은 비엔날레 개막 전부터 화제였다. 여성 작가 참여는 역대 최대다.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작가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시몬 리의 설치작품. 억압받는 흑인 여성을 상징한다. /베니스=조상인 미술전문기자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작가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시몬 리의 설치작품. 억압받는 흑인 여성을 상징한다. /베니스=조상인 미술전문기자


황금사자상 최고작가상을 수상한 시몬 리는 조각과 설치작품을 통해 흑인 여성의 억압 받은 삶과 정체성을 조명해 왔다. 그는 본전시장인 아르세날레에 눈이 지워진 흑인 여성의 초대형 흉상을 내놓았고, 이번 비엔날레 국가관 중 가장 많은 호평을 받기도 한 미국관 대표작가로도 참가했다. 이들에게 상이 돌아가면서 이번 베니스비엔날레는 공히 ‘여인천하’가 됐다.

이와 함께 주목할 만한 작품과 전시 구성을 선보인 국가관에 주어지는 ‘특별언급상’은 프랑스관과 우간다관에 돌아갔다. 우간다는 올해 처음으로 베니스 비엔날레에 국가관을 차렸다.

황금사자상 평생공로상은 칠레 출신의 원로 작가인 세실리아 비쿠냐와 독일의 거장 카타리나 프리치가 받았다. 이들도 여성이다.

지난 1895년 처음 개최돼 매년 미술전과 건축전을 번갈아 개최해왔던 베니스비엔날레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건축전이 1년 순연되면서 덩달아 이번 미술전도 연기됐고 결국 3년만에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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