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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對 조배숙…국민의당 對 국민의당[정상훈의 지방방송]

<7>전북지사…과거 국민의당서 한솥밥

李 선택한 김관영…尹 손잡은 조배숙

여전히 민주당 강세…국힘 세확장 주목


학창시절에 ‘지방방송 꺼라’는 말 좀 들은 편입니다. 수업시간에 많이 떠들었단 뜻이겠죠. 그때 다 하지 못한 지방방송을 다시 켜려고 합니다. 우리 지역의 살림꾼을 뽑는 6·1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얘기를 얇고 넓게 훑어보겠습니다. 지방방송의 볼륨을 조금만 키워보겠다는 생각입니다.

김관영 더불어민주당 전북지사 후보. / 연합뉴스




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지역의 광역단체장 대진표들이 속속 완성되고 있습니다.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다시금 드는 생각은 ‘사람 인연 참 묘하다’ 입니다. 앞서 다뤘던 충북지사 선거의 노영민 김영환 두 후보도 그랬지만, 이번에 소개할 전북지사 선거의 두 후보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때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지만, 이제는 적이 되어 민심을 놓고 치열한 승부를 벌여야 하는 사이가 됐습니다.

2016년의 국민의당을 기억합니다. 당시 국민의당은 제20대 총선에서 이른바 ‘녹색 돌풍’을 일으키며 10여년 간 이어지던 양당체제를 무너뜨리고 무려 38석을 획득했습니다. 호남에서의 압도적인 지지가 큰 힘이 됐습니다.

그 중심에 6·1 지방선거 전북지사 후보가 된 김관영 조배숙 두 사람도 있었습니다. 공인회계사·행시·사시 3관왕을 차지하며 ‘군산 천재’ 소리를 들었던 김관영, 그리고 대한민국 최초 여성 검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조배숙, 두 사람 모두 국민의당의 핵심 지도부 역할을 하며 제3당을 이끌었습니다. 주승용 원내대표 체제에선 김관영 의원이 원내수석부대표, 조배숙 의원은 정책위의장을 맡으면서 호흡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게 만든 것은 대선 패배였습니다. 2017년 제19대 대선에서 3위에 머물렀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중도 영역의 확장을 꾀하며 유승민 후보가 이끌던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추진합니다. 이 과정에서 김관영 의원은 합당에 찬성하며 바른미래당에 합류했지만, 조배숙 의원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호남계 의원들과 함께 민주평화당에 몸을 담고 초대 당대표가 됩니다. 애석하게도 두 사람 모두 2020년 제21대 총선에선 낙선의 고배를 마십니다.

김관영과 조배숙이라는 이름이 정치권에서 다시 언급된 것은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였습니다. 김관영 전 의원은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2016년 탈당 이후 6년 만에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했지만, 조배숙 전 의원은 윤석열 후보와 손을 잡으며 국민의힘에 입당합니다. 대선 패배가 갈라놓은 인연이 다음 대선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조배숙 국민의힘 전북지사 후보. / 연합뉴스


사실 김관영 전 의원에게도 윤 후보의 러브콜이 왔습니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 도와줄 수 없다며 거절했습니다. 반면 조 전 의원에게는 검사 선후배의 인연이 더욱 강하게 작용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김 전 의원은 김한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장이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를 하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이 역시도 사람 인연 묘합니다.

어찌 됐든 두 사람은 이제 경쟁자의 신분으로 전북지사 지선 링에 오르게 됐습니다. 김관영 후보는 현역의 송하진 지사와 김윤덕·안호영 의원과의 치열한 경선 끝에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로 선정됐습니다. 조배숙 후보는 ‘윤심(尹心)’을 등에 업으며 단수 공천으로 후보에 올랐습니다. 김 후보의 지역기반은 군산이고, 조 후보의 지역기반은 익산입니다.

전북의 정치지형은 민주당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지난 대선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82.98%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윤석열 후보(14.42%)를 앞선 지역입니다.

그러나 전남보다는 조금은 승부를 걸어볼만한 지역이라는 게 국민의힘 판단인 것 같습니다. 20대 총선에서는 현재 국민의힘 소속 비례대표 정운천 의원이 전주을에서 당선된 바 있으며, 21대 총선에서도 지금은 국민의힘에 몸담으며 인수위에 합류해 있는 이용호 의원이 남원·임실·순창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습니다.

여기에 지역 기반이 탄탄한 조배숙 후보가 등판했으며, 조 후보의 뒤에는 당선 후 두 번째 지역순회 장소를 전북으로 정하며 사실상 선거운동을 지원해준 ‘윤심’이 있습니다. 어쩌면 뻔한 승부가 될 수 있는 곳에 조금은 흥행요소가 생긴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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