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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北, 깨지기 쉬운 무쇠…南은 회복력 강한 대나무"

[스탠퍼드대 한국학 콘퍼런스]

"하드파워만 가진 나라" 진단

김숙 "코로나로 10만명 사망"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 있는 스탠퍼드대 벡텔 콘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스탠퍼드 한국학 콘퍼런스’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의 현 상태를 ‘작은 균열에도 깨질 수 있는 무쇠(heavy cast iron)’에 비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대량 살상 무기 개발에만 집중하고 내부적 어려움을 방관하며 외교안보적 위험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 있는 스탠퍼드대 벡텔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스탠퍼드 한국학 콘퍼런스’에서 반 전 사무총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열여섯 번에 달하는 미사일 실험을 하면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한 반면 내부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가난·굶주림·인권 문제를 해결할 사회경제적 발전은 막고 있다”며 “북한은 오로지 ‘하드 파워’만 가진 나라”라고 진단했다. 국제 정치에 있어 하드 파워는 군사력·자원 등 힘으로 상대의 이익을 위협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한국이 한류 등을 통해 소프트 파워 국가의 선두 주자로 나선 것과 달리 북한은 통제와 검열로 국민들의 창조성과 혁신, 문화적 발전을 억압하고 있다는 것이 반 전 사무총장의 평가다.

반 전 사무총장은 이에 한국을 ‘대나무’, 북한을 ‘무쇠’에 비유했다. 그는 “대나무 줄기의 내부는 텅 비었지만 내부와 외부 충격으로부터 아주 강력한 회복력을 보인다”며 “반면 무쇠는 아주 강하고 튼튼해 보이지만 사실 내부의 작은 균열로도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체제가 국내외 정세 변화에 취약하다는 의미다.



반 전 사무총장은 북한의 불안 요소로 굶주림·인권 문제와 함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민들의 건강권을 꼽았다. 그는 “북한은 우리나라의 백신 기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코로나19 확산은 거대한 고난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날까지 북한의 누적 발열 환자 수는 224만여 명에 달한다.

패널 토론에 나선 김숙 전 유엔대사는 “북한의 코로나19 전략은 집단면역에 의존하려는 것인데 북한 인구 2600만 명이 집단면역을 달성하려면 70%인 1700만 명이 백신을 맞거나 코로나19에 감염돼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사상자가 10만 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에 사회적 불안정·동요가 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핵이나 미사일 개발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봤다.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현재 45기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쯤이면 65기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폭발력이 원자폭탄보다 최대 100배 강한 수소폭탄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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