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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잇플]메타버스서 대출 받고 신용 올리고…미래 금융의 모습은?

로블록스에 KB금융타운 등

메타버스 속 은행 지점 속속 오픈

실제 서비스 연결은 아직 안돼

금융 교육·게임 연결에 이용자 '흥미'

KB국민은행이 로블록스에 구축한 KB금융타운. 사진=조윤진 기자




20일 아침, 휴대폰에 설치된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로블록스’를 켰다. 로블록스에 구현된 은행 지점을 방문하기 위해서다. 은행을 간다고 서둘러 집을 나서고 취재를 위해 노트북과 메모장을 넣을 필요는 없었다. 모든 건 메타버스 플랫폼 속 가상의 아바타가 갖추고 있다. 내집 마련을 위한 나의 첫 아바타는 은행 마을로 발을 내디딘다.

지금부터 메타버스에 내 집을 마련해볼까. 자산부터 확인한다. KB금융타운에 입장하자마자 ‘신용점수 650점, C등급, 보유 KBC 0원’이라는 문구가 떴다. 신용점수를 올리려는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 바로 집을 사보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2월 로블록스에 ‘KB금융타운’ 베타 버전을 만들고 가상 영업점과 금융을 접목한 게임을 내놨다. 현실에서 돈을 빌려 집을 사고 대출금을 제때 상환해 신용 등급을 높이는 것처럼 가상현실에서도 이를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대신 게임과 금융을 접목해 고안된 만큼 일련의 활동은 실제 돈이 아닌 게임 내 가상머니 ‘KBC’로 진행된다. 여타 게임과 달리 KB금융타운은 ‘내 집 마련’을 위한 사회초년생의 분투기를 어느 정도 담아냈다.

자산을 확인하고 부동산으로 향한 뒤 현재 나온 매물을 둘러봤다. 방 3개와 거실, 주방이 있고 수영장과 차고지, 마당까지 딸린 널따란 전원주택이 눈길을 끌었다. 현실에서는 지금은 꿈도 못 꿀 집이다. 가격은 2억 5000만 KBC. 수중에 있는 KBC는 길을 가면서 주웠던 획득한 5만 KBC 뿐이었다. 메타버스 속 부동산 관계자는 “은행에 가서 대출을 받아오라”고 조언했다.

곧바로 은행에 가서 대출을 받으려 하니 집을 살 수 있는 돈 만큼의 대출은 가능했지만 신용 C등급으로는 이자가 10분 당 10만 KBC에 달했다. 2억 4995만 KBC를 대출하면 4999만 KBC를 이자로 내야 한다는 ‘경고’와 “등급이 한 단계 올라가면 약 3750만 KBC만 이자로 내면 된다”는 상담도 받을 수 있었다.

‘하우스 푸어’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무시한 채 집을 사자 바로 캐릭터 대출금 창에 ‘2억 9994만’이란 숫자가 추가됐다. 10분마다 10만 KBC가 자동 상환되기 때문에 신용 등급 하락을 피하려면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마을을 뛰어다니고 곳곳에 놓인 보물 상자를 엺고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KB국민은행이 로블록스에 구축한 KB금융타운. 사진=조윤진 기자




‘메타버스 속 미래 금융’도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은행들이 친절한 도움을 준다. KB금융타운에서 가상 거래뿐 아니라 실제 카드 발급 등을 가능케 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가상세계에서 아바타에게 말을 걸면 그 아바타가 실제 상담원에게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식이다.

NH농협은행도 최근 메타버스 금융 플랫폼인 ‘독도버스’에 가상금융센터 ‘NH독도지점’을 만들고 사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 올해 1월 진행된 사전 가입에는 2시간 만에 3만여 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농협은행은 오는 8월 15일 광복절에 맞춰 본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이 구축한 이 플랫폼 안에서는 쓰레기를 줍거나 낚시를 통해 게임머니 DOS를 얻을 수 있다. 아직은 단순 마케팅 차원에 불과하지만 농협은행은 추후 독도버스와 연계된 특화 금융서비스 등도 선보인단 계획이다.

이외 IBK기업은행은 최근 ‘추억 소환’으로 열풍을 모은 싸이월드 메타버스 내 IBK기업은행 지점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BNK부산은행 역시 올해 2월 소니뮤직퍼블리싱, 미디움 등과 디지털자산 금융사업 진출을 위한 ‘메타버스-블록체인 전략적 제휴’를 맺고 메타버스 은행 설립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은행 지점을 메타버스 등 가상공간에서 만나는 것은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유행을 따라가는 수준일 뿐 메타버스 공간에서 금융이 발전하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미래에 메타버스는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많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메타버스 속에 만들어 둔 은행 지점들을 방문한 결과 아직은 실제 서비스와 연계가 어려운 ‘체험’ 수준이었지만, 미래 금융의 모습은 엿볼 수 있었다.

금융 메타버스 플랫폼 '독도버스'에 개설된 NH농협지점 실행 화면. 사진 제공=NH농협은행




※금융잇플레이스(it place)=공간을 통해 고객들과의 접점을 찾으려는 금융권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은행 점포 등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지만 고객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각인 시킬 수 있는 공간과 고객 경험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금융 관련 이색 장소를 찾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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