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회사 브로드컴이 클라우드컴퓨팅 업체 VM웨어를 610억 달러(약 77조 2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는 올해 성사된 인수합병(M&A) 중 1월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 업체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정보기술(IT) 산업 역사상 이보다 더 큰 규모의 M&A는 MS의 액티비전 인수(687억 달러), 2016년 델의 데이터스토리지 업체 EMC 인수(670억 달러) 등 손에 꼽힌다.
브로드컴이 제안한 가격은 VM웨어 주식 1주당 142.50달러로 최근 종가에 49%에 육박하는 프리미엄을 붙인 수준이다. 아울러 브로드컴은 VM웨어의 순부채 80억 달러도 떠안기로 했다. WSJ는 두 회사의 이사회가 이 같은 인수 내용을 모두 승인했다고 전했다. 브로드컴과 VM웨어의 주가는 이날 각각 3.5%, 3.1% 오른 채 장을 마쳤다.
반도체 설계와 판매에 주력해온 브로드컴의 VM웨어 인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분야로의 사업 다각화를 위한 것이다. 기업들이 자체 서버와 클라우드 서버를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VM웨어의 상품은 반도체보다 마진율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수로 브로드컴의 소프트웨어 관련 매출은 전체의 45%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의 3배에 달하는 비율이다.
WSJ는 “경기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업용 소프트웨어 수요는 지속될 것이고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판매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브로드컴은 반도체 업계에서 다른 기업과의 M&A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 중 하나로 꼽힌다. 2018년 1170억 달러 규모의 퀄컴 인수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같은 해 CA테크놀로지를 189억 달러에, 2019년 시만텍 보안사업부를 107억 달러에 각각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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