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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술 유출 못 막으면 성장 동력 재점화 가능하겠나


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 등 우리나라 핵심 산업의 기술 안보에 빈틈이 커지고 있다. 국가정보원의 조사 결과 최근 5년 동안 발생한 국가 핵심 기술 유출 사건 34건 가운데 31건이 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조선·정보통신·전기전자 등 6대 국가 기간산업에 집중됐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자회사의 반도체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자칫하면 핵심 산업 기술 유출 사태로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에 구멍이 뚫릴 판이다.

하지만 국내의 사법 시스템은 국가 경제에 직결되는 산업 기술 유출 범죄에 속수무책이다. 심지어 기술 유출 혐의를 잡고도 수사·재판에만 4년 이상 소요돼 산업 현장에서는 재판에서 이겨봐야 ‘헌 기술’만 남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핵심 기술 유출 범죄는 날로 지능화하는 데다 점조직으로 암약해 꼬리를 잡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국내 수사기관과 법원의 전문성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게다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인 국내 기업의 발언권을 제한하는 관행은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글로벌 산업·기술 패권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스태그플레이션의 목전에 선 우리 경제는 갈수록 더 위태로워지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5%대에 육박하고 있는데 잠재성장률은 2%대로 내려앉았다. 초격차 기술력으로 무장한 기업들이 다수 출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속히 재정비하지 않으면 경기 급강하를 막기 어렵다. 특히 핵심 기술이 줄줄 새도록 계속 방치하면 성장 동력 재점화는 불가능하다. 기술 안보를 튼튼히 하려면 사법 시스템을 정비하고 기업에 자율권을 최대한 부여해야 한다. 산업 기술 유출 사건은 고도의 전문성과 경험이 요구되는 만큼 수사기관의 능력을 배가시키고 서울중앙지법과 수원지법 등으로 제한된 기술 유출 관련 전담 재판부를 대폭 확충할 필요가 있다. 결국 사람이 중요하므로 핵심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고급 인재들을 잘 키우고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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