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최소화하면서 중무기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 아니냐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30일(현지시간) “독일이 아직 약속과 달리 중무기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 2월 24일 고수해온 정책을 뒤집고 우크라이나에 대전차와 대공 무기를 전달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3월 25일 이후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보낸 것은 무기 화물 2회분에 불과하다고 독일 현지 언론은 밝혔다.
당시 화물에는 라디오, 기관총 부품, 수류탄, 폭발물, 대전차 지뢰 4600개 등이 포함됐다. 화물은 각각 4월, 5월 전달됐으며, 우크라이나는 이때마다 독일 정부에 다급하게 탱크와 장갑차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안드리이 멜니크 독일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독일 장관들이 무기 지원을 승인했는데도 숄츠 총리가 아직도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며 숄츠 총리에게 화살을 돌렸다. 멜니크 대사는 다보스 포럼에서는 숄츠 총리에게 "리더십과 용기가 부족하다"며 노골적 표현을 쓰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이웃 국가인 폴란드도 독일에 목소리를 높였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독일이 탱크 교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는 폴란드군이 앞서 우크라이나에 옛 소련식 탱크 'T-72'를 보낸 데 따라 독일이 폴란드에 대체 탱크를 보내 공백을 채워준다는 약속이었다.
독일 정치권에서도 잡음이 있다. 숄츠 총리가 소속된 집권 사회민주당(SPD)이 우크라이나 무기 전달을 놓고 대중과 내각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SPD에서는 '나토가 무장 병력이나 서구식 탱크를 지원하지 않는 데 동의했다'는 주장을 내놨다가 연정인 자유민주당(FDP)이 부인하는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숄츠 총리는 여전히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기존 언급을 반복하고 있다. 그는 지난 주말 연설을 통해 독일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는 말만 내놨으며, 어떻게 지원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남겼다고 더타임스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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