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가상화폐 사기 피해 규모가 10억 달러(약 1조 2740억 원)를 넘어섰다. 돈을 날린 사람들의 손실액 중간값은 2600달러(약 325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이날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소비자 보호 보고서 발행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FTC가 집계한 사기 피해액은 피해자들이 신고한 사기 사건 가운데 지불 수단이 가상화폐인 경우를 합산한 것이다.
FTC가 집계한 사기 피해액은 2018년과 비교해 약 60배에 달하는 규모다. 연간 가상화폐 사기 피해액은 2018년 1200만 달러(약 150억 원), 2019년에는 3300만 달러(약 413억 원) 수준에 머물렀다. 이후 2020년에는 1억 3천만 달러(1627억 원)에서 지난해 6억 8천만 달러(약 8512억 원)로 급증했다.
작년 1월 이후 미국에서 가상화폐 사기로 10억 달러(약 1조 2500억 원) 이상을 날린 사람만 4만 6천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까지 신고된 피해액은 3억 2900만 달러(약 4119억 원)에 달한다.
사기에 이용된 지불 수단으로는 비트코인이 70%로 가장 많았고 테더(10%), 이더리움(9%)이 뒤를 이었다.
관련기사
피해자의 절반은 지난해 소셜미디어 메시지로 가상화폐 사기를 당했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별로 보면 인스타그램이 32%, 페이스북이 26%, 왓츠앱이 9%, 텔레그램이 7%였다.
사기 유형은 '투자 기회'로 현혹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2021년 이후 신고된 가상화폐 사기 중 5억 7500만 달러(약 7198억 원)가 가짜 투자 기회와 관련됐다.
연애 사기를 통한 가상화폐 피해액도 1억 8500만달러(약 2316억 원)에 달했다. 기업인·정부 관리 사칭 사기로 인한 피해액은 1억 3300만 달러(약 1665억 원) 수준으로 뒤를 이었다.
기업인 사칭의 경우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을 사칭하는 사례가 많았다.
FTC는 “20~49세의 젊은 층이 고령층에 비해 사기에 노출될 확률이 3배 이상 높다”며 “가상화폐 투자는 수익이 절대 보장되지 않아 사업 거래 등의 유혹을 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youngkim@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