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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통임대 아니면 안내줘"…성수·합정 등 '임대인 절대 우위'로 [엔데믹에 상권 살아난다]

[보복소비 폭발…서울 주요 상권 화려한 부활]

2년전 코로나 시작때 치솟은 공실률

작년 정점 찍고 올 1분기부터 감소

'MZ 핫플' 성수, 근린생활시설 부족

대형면적 공실 없어 임차경쟁 치열

도산대로는 팬데믹 충격 완전 회복

외국인 기다리는 명동 여전히 '썰렁'





#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인구) 사이에서 핫한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지난해 론칭한 디저트 브랜드 ‘누데이크’의 4호점 장소로 서울 성동구 성수동을 찜하고 점포를 물색했다. 수개월간 찾은 끝에 오래된 공장 건물을 스튜디오로 활용하던 성수동2가 ‘베란다 인더스트리얼’을 통째로 빌리기로 했다. 전용면적 90평 규모의 대형 매장으로 식음료(F&B) 브랜드로서는 부담스러운 크기다. 하지만 젠틀몬스터는 앞서 도산대로 1호점과 스타필드 하남 2호점 등에서 누데이크의 집객력이 확인된 만큼 승산이 있다고 보고 빈티지한 공장의 느낌을 최대한 살려 매장을 꾸밀 계획이다.

서울 성수동의 바른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성수동은 공장을 제외하면 근린생활시설 상가가 부족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대형 면적의 공실이 거의 없어 젠틀몬스터처럼 기존 건물을 ‘통임대’하는 형태가 아니면 신규 출점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완전한 임대인 우위 시장”이라고 말했다.

광화문과 성수·합정 등 서울을 대표하는 주요 상권에 활기가 돌고 있다. 코로나19가 주춤하고 올 4월 18일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제한 것이 상권 부활의 신호탄으로 작용했다. 특히 내국인의 보복 소비를 대거 흡수하고 있는 이른바 ‘핫플(핫플레이스·인기장소)’은 임차 수요가 줄 이으면서 한 층 또는 건물을 통으로 임대하는 경우가 아니면 임대차계약 체결조차 어려울 정도로 ‘임대인 절대 우위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상권은 여전히 회복의 기미를 찾기 힘든 ‘양극화’ 모습도 뚜렷하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 부동산 임대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주요 상권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코로나19 여파로 크게 높아졌다가 최근 엔데믹 기대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4분기 기준 광화문의 2017년 공실률은 1.1%에 불과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15.3%로 크게 올랐다. 지난해에는 23.0%로 최고점을 찍고 올 1분기 상권이 회복되면서 18.1%로 감소했다. 다른 주요 상권들도 비슷한 양상이다. 홍대·합정의 4분기 기준 공실률도 2017년 4.0%에서 지난해 16.9%로 급등했다가 올 1분기 13.3%로 낮아졌다.



특히 올해 1분기 공실률이 각각 0.9%로 떨어진 동교·연남 및 왕십리의 경우 공실이 거의 없는 임대인 우위 시장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4분기 공실률은 동교·연남이 2.9%, 왕십리는 3.9%였다. 최신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MZ세대가 즐겨 찾는 카페와 음식점이 모여 있는 성수·합정·도산대로 등도 가게를 새롭게 내려는 이들이 빈 가게보다 훨씬 많은 곳이다. 이 때문에 일부 리테일 브랜드들은 통임대나 높은 권리금 및 임대료를 감수하고서라도 좋은 입지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나선 상태다.

합정역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외식업을 위한 상가 매물이 없어서 난리”라며 “홍대입구역 쪽도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는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오마카세 스시 레스토랑 등 파인 다이닝 식당이 즐비한 도산대로 인근 상가도 임대인 우위 시장이 형성된 곳으로 손꼽힌다. 압구정·청담과 가까운 도산대로 상권은 주변 지역의 소비 수준이 높은 덕분에 팬데믹에도 타격이 덜했다. 그 결과 강남을 대표하는 도산대로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1분기 14.2%로 공실률 최고치를 기록한 뒤 같은 해 4분기에는 8.3%, 올 1분기에는 5.7%로 빠르게 떨어지며 상권의 활력을 되찾았다. 특히 5%대 공실률은 팬데믹 이전인 2018~2019년보다도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 일대 중대형 상가 전문 중개 법인 관계자는 “도산대로는 평일에도 유동 인구가 많아서 외식업을 하려는 임차 수요가 고정적으로 있어 공실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명동 등 외국인 관광객 위주의 상권이 형성된 지역에서는 엔데믹 효과를 찾아보기 어렵다. 명동의 경우 글로벌 정보기술(IT) 브랜드인 애플이 올 3월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했지만 상권 전체에 활력이 퍼지기에는 집객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절반이 공실이었던 지난해 4분기(50.1%)보다는 나아졌지만 올 1분기 40.9%를 기록해 명동 지역의 점포 10곳 중 4곳은 여전히 비어 있는 상황이다. 중국 및 일본 관광객들이 몰려들던 2017년 이 지역 공실률은 5.4%에 불과했다. 김윤수 부동산 중개 법인 빌사남 대표는 “명동은 해외 수요가 뒷받침돼야 살아나는 상권”이라며 “관광 활성화는 한국뿐 아니라 상대국인 중국·일본이 함께 풀려야 하기에 내수보다는 회복 속도가 느린 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한국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수 있지만 상권 회복의 원동력인 보복 소비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올 하반기에는 이색적이고 독특한 콘텐츠가 있는 ‘힙지로(을지로)’ ‘세로수길(신사동)’ ‘연트럴파크(연남동 일대)’ 골목상권을 중심으로 주요 상권의 회복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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