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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고객 글로벌 자산 비중 30%로 확대…亞 1위 증권사 향해 달릴 것"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리테일·운용·IB 각 부문 고른 성장

증권사 첫 반기 순익 1조 시대 열어

취임 1년반 만에 '원톱 체제' 굳혀

내년에 AM 자산 100조 돌파 예상

골드만삭스 등과 제휴해 글로벌 확장

발행어음 운용 경험, IMA 인가 자신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1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투자증권 사옥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성형주 기자




한국투자증권의 실적 상승세는 거침이 없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 1조 252억 원을 벌어들이며 증권업계 최초로 반기 ‘1조 클럽’에 진입했다. 이제 업계의 관심은 연간 순이익 2조 원 돌파 여부에 쏠리고 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지난해 1월 취임 후 불과 1년 반 만에 업계 판도를 뒤흔드는 성과를 냈다. 2위인 미래에셋증권 순이익과도 3611억 원 차이가 나며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굳혔다. 이런 추세라면 수 년 후에는 은행 순이익도 넘어설 기세다. 그러나 그의 눈은 숫자에 있지 않다. 김 대표는 1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간이 지나면 한국투자증권은 단순한 증권사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변모해 있을 것”이라며 “그 지향점은 바로 ‘아시아 넘버 원 증권사’”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단기 성과보다 지속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연간 순이익 목표보다 중요한 건 연평균성장률(CAGR)을 꾸준히 높이는 것”이라며 “증권업계를 넘어 새로운 기능을 창출해 아시아 1위 증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 1위로 꼽히는 일본 노무라홀딩스가 지난해 연결 기준 3407억 엔(약 3조 2200억 원)의 순이익을 낸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해볼 만한 승부’라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의 빠른 성장을 이끈 비결은 바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다. 타 증권사가 리테일(개인 거래) 수익에 60~65%를 의존하는 데 비해 한국투자증권은 리테일 비중이 30%에 그친다. 대신 세일즈앤트레이딩(운용수익) 27%, 프로젝트파이낸싱(PF) 13%, 기업금융(IB) 9%, 홀세일 9%, 글로벌 및 기타 12% 등 다변화된 수익 구조를 갖췄다. 김 대표는 “증권업 전 부문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각 사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PF 1세대인 김 대표는 IB, 리테일, 전략기획 임원을 차례로 거치며 각 분야에서 노하우를 쌓았다.

리테일 부문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올해 초 67조 원 수준이던 자산관리(AM) 자산은 상반기에 76조 1000억 원으로 늘었고, 매월 1조 5000억 원 이상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내년 중 100조 원 돌파가 확실하다”면서 “AM 자산은 단순한 고객 예탁이 아니라 IB·PF·글로벌까지 모든 사업의 ‘저수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리테일 자산에서 발생하는 금융상품 판매·관리 수수료만 연간 5000억 원에 달하며, 발행어음과 RP 등 운용 수익까지 더하면 효과는 더욱 커진다.

김 대표의 눈은 해외 시장을 향해 있다. 개인 고객 AM 자산 중 글로벌 자산의 비중은 2023년말 10% 수준에서 올해 상반기 17%까지 늘었다. 2030년까지 30%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투자증권은 2023년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사모 펀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약 1조6000억 원 규모의 상품을 도입했으며, 올해 역시 1조 원 이상이 예상된다. 지난 6월에는 미국 자산운용사 클리프워터 지분 5%를 인수해 아시아 전역에 사모 펀드를 공급할 기반을 마련했다.

김 대표는 단순 상품 중개를 넘어 글로벌 금융사와의 전략적 제휴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골드만삭스와의 협력이다. 지난 4월 선보인 ‘한국투자 GS 멀티인컴 펀드’는 출시 3일 만에 2000억 원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5월부터는 한투 고객 전용 골드만삭스 리서치 서비스도 도입돼, 800개의 계정이 PB들에게 제공됐다. 이를 통해 영업 현장의 분석 역량도 한층 강화됐다. 그는 “예전에는 우리가 직접 글로벌 금융사를 찾아갔지만, 이제는 성과가 입증되면서 오히려 그들이 먼저 협력을 제안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 대표는 이러한 흐름을 ‘글로벌화 1단계 전략’으로 규정했다. 해외 금융사와의 협약을 통해 딜 발굴부터 리스크 관리까지 분담하는 방식으로 진출하고, 이후 내부 통제·컴플라이언스·감사 체계를 글로벌 수준에 맞추는 2단계로 나아가 아시아 1위 증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이다.

증권업계의 최대 화두인 종합투자계좌(IMA) 인가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IMA는 원금 보장과 장기 조달이 특징인 만큼 위험 관리가 핵심”이라며 “발행어음 사업자로서 단 한 차례도 규정을 위반하지 않고 18조 원 이상을 운용한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정부가 요구하는 모험자본 25% 비율도 이미 충족하고 있다”면서 “기업금융(IB)에 70% 이상 운용하라는 규정도 철저히 지켜 국내 자본시장 자금조달의 든든한 축이 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더 나아가 증권사의 위상이 머지않아 은행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선진국 사례를 보면 전통적인 은행업에서 투자은행(IB)으로, 다시 자산운용으로 중심축이 이동했다”며 “국내 자본시장도 같은 흐름 속에 있으며, 증권사가 그 변화의 중심에서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사내 강의뿐 아니라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며 이같은 비전을 공유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조직원들의 생각이 일치해야 실행도 빠르다”며 “한투 임직원의 절반이 20~30대인 젊은 조직인 만큼 피드백도 빠르다”고 했다. 특히 김 대표는 “아마존이 인터넷 서점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우주 산업까지 확장하고, 구글이 검색엔진에서 유튜브·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운 것처럼 한국투자증권도 기존 기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능을 창출해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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