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70% 이상의 기업들이 급증한 수요에 대처하지 못해 공급망 차질을 겪고 있습니다. SAP는 전세계 기업들을 연결하는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들이 공급망 충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크리스찬 클라인(사진) SAP 최고경영자(CEO)는 14일 국내 매체들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SAP가 최근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로 ‘공급망 충격’을 꼽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세계화로 인해 공급망 복잡성이 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코로나19 봉쇄, 전쟁 등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수요가 바뀌며 공급망에도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SAP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제시했다. 비즈니스 네트워크는 전세계 1100여개 기업이 소속된 일종의 ‘B2B 링크드인’으로, 원자재 업체, 물류 업체 등 공급망 전 과정에 걸친 모든 기업들을 연결한다. 클라인 CEO는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기업 내부뿐 아니라 공급망 전반에 걸쳐 흐름을 추적할 수 있다"며 “전쟁 피해를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보건부도 SAP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활용해 30만 여개의 구급·의료 장비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클라인 CEO는 이날 열린 SAP 코리아의 연례 최대 행사 ‘SAP NOW Seoul 2022’ 참석을 위해 3년 만에 방한했다. 그는 ‘인텔리전스, 회복 탄력성,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한 기조 연설을 통해 디지털 전환 가속화, 공급망 불안정 증가, 환경·사회·지배 구조(ESG) 등 주요 비즈니스 과제와 이에 대한 SAP의 해결책을 소개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제조업 기반 국가인 만큼 공급망 충격에 더욱 기민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했다. 클라인 CEO는 “최신 서베이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75%(전세계 평균 70%)가 공급망 충격을 겪고 있다”며 “빠른 수요 변화에 맞춰 공급망 관리 체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급망 충격에 대처하기 위해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선택하는 한국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도 전했다. 클라인 CEO는 “최근 만난 국내 한 화학기업의 CEO도 네트워크 합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SAP는 공급망 고도화를 위해 최근 ‘메타버스’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공급망을 가상 공간에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클라인 CEO는 “이미 애플과 협업을 통해 공급망에 디지털 트윈을 적용하고 있다”며 “가상 공간에서 지금 필요한 부품과, 고장난 부품이 무엇인지 파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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