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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비즈 2.0' 시동 건 신세계, 서울옥션 인수 추진

지분 일부 취득 이어 경영권 인수 검토

지분투자 이후 서울옥션과 단독협상중

'구매력 갖춘 소비자' 확보 사업 다각화

인수 가격·대기업의 시장 진입 등 과제

지난 해 7월 대구 신세계백화점 문화홀에서 열린 서울옥션 프리뷰 행사에서 다양한 작품들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연합뉴스




신세계(004170)백화점이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063170)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지만, 지난해 사업 다각화를 위한 지분 일부 취득에서 더 나아가 경영권 인수까지 논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세계의 아트비즈 2.0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백화점은 16일 ‘서울옥션 인수 검토설’과 관련해 공시를 내고 ‘검토한 바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지난해 12월 서울옥션 주식 85만 6767주를 약 280억 원에 취득해 지분 4.8%를 보유하고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미술품 시장 진출을 위해 추가로 지분을 취득하거나 장기적으로는 경영권을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옥션이 국내 미술 경매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만큼 관련 사업 확장에 나서려는 신세계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미술품 공급 라인과 신사업 네트워크를 보다 용이하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옥션의 한 관계자는 “그간 여러 곳에서 (인수에 대한) 얘기가 있었고 검토 차원에서 알아본 바 있는 수준이지 구체적으로 진척된 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지금으로서는 (논의가) 사실상 ‘원점’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매각 논의가 오가고 있음을 일부 인정했다.

신세계갤러리와 서울옥션 프린트베이커리가 지난 달 23일부터 공동 개최 중인 ‘피지컬 투 디지털’ 전에 나온 김선우 작가의 판화 ‘Blossom'(왼쪽)과 NFT ‘Night Flight’/사진제공=서울옥션 프린트베이커리


오랫동안 서울옥션 지켜본 신세계


신세계의 서울옥션 인수 추진은 이번에 처음 나온 이야기는 아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오랜시간 서울옥션에 관심을 보여 왔고, 다각도로 투자 방식과 시장성을 검토하다 지난해 280억 원을 들여 서울옥션 지분 4.8%를 확보했다. 이후 내부 정관 변경 및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영권 인수 논의에 착수해 현재 별다른 경쟁 구도 없이 서울옥션과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년 전 서울옥션을 적극 인수하려던 곳이 있었으나 무산된 적 있다”면서 “미술 시장이 호황세로 접어들면서 다시 인수 검토자가 등장했는데 신세계도 그 중 하나”라고 전했다. 신세계가 최근 미술 사업 확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인 데다 서울옥션 창업주이자 최대 주주인 이호재 회장이 2014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재단 등 공익 사업에 전념하고 있어 그의 ‘인생 2막’과 맞물린 경영권 매각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최근 유통업계 유행 된 ‘아트 비즈’


신세계의 이 같은 행보는 유통업계의 사업 확장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주요 백화점들은 미술 시장의 성장과 소비 확대를 반영해 관련 부문 사업 및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과거 미술을 프리미엄 마케팅의 한 수단으로 활용했다면 이제는 ‘돈 되는 사업 아이템’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미술품을 적극적인 투자의 대상이자 라이프 스타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확산하고, 문화 예술 소비에 적극적인 세대가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구매력 갖춘 고객을 확보하고 기존의 한정된 시장을 극복해야 하는 백화점들의 ‘아트 비즈’는 가속화하고 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사진 제공=신세계그룹


이명희 이어 정유경도 미술 조예 깊어


신세계가 ‘백화점 아트 경영의 원조’라는 점에서 이번 인수 추진은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신세계는 1963년 백화점 업계 최초로 갤러리를 도입하며 예술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상업 화랑이 거의 없던 시절, 국내외 유명 작가 전시는 물론 유망주 발굴에도 힘쓰며 존재감을 키웠다. 이화여대 미대를 나온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오프라인 갤러리를 중심으로 한 미술 경영에 힘썼다면 이화여대에서 시각디자인학을 전공하고, 미국 로드아일랜드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정유경신세계 총괄사장은 최근 서울옥션 지분 인수와 미술품 대체불가토큰(NFT) 발행·전시 등 새 동력 확보에 힘을 주고 있다. 신세계가 서울옥션을 인수할 경우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신세계의 ‘아트 비즈 2.0’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양측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우선 상황이 2년 전과는 많이 변했다. 서울옥션 주가만 해도 2년 전과 비교해 4배 이상 뛰었다. 실제로 서울옥션이 요구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통상적 수준인 30%를 크게 넘어서 (신세계의 인수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가격 뿐만 아니라 대기업이 미술품 경매 사업에 진입하려는 것인 만큼 검토 사안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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