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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5월까지 179곳 문 닫아…'산업 심장'이 멈춘다

◆산단 '퍼펙트 스톰' 쇼크…입주사 폐업 5년來 가장 빨라

수출물량 확 줄고 원자재값 급등

금리마저 치솟아 자금난도 가중

5개월만에 2017년 폐업 웃돌아

공장 임대와 매각을 알리는 플래카드와 광고 현수막이 붙어 있는 인천 남동공업단지.




이달 17일 찾은 인천 남동공업단지. 공장 임대와 매각을 알리는 플래카드와 광고 현수막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제조 업체가 입주한 남동공단에는 분주해야 할 낮 시간임에도 가동을 멈춘 업체와 공장이 쉽게 눈에 들어왔다. 코로나19 사태 전만 해도 평일은 물론 토요일 저녁에도 공장 불이 꺼지지 않은 곳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수출과 내수가 곤두박질치며 공장 문을 닫는 업체가 크게 늘었다. 남동공단 내 금형·도금 업체와 자동차 부품사 등 전통 제조 업체 가운데 폐업을 고민하는 곳은 한둘이 아니다.

공장 가동을 중단한 채 문을 닫은 인천 남동공업단지의 한 중소 제조업체 . 남동공단에는 원부자재 가격 급등의 충격파를 이기지 못한 채 폐업하는 기업들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이호재기자


30여 년간 남동공단을 지켜온 자동차 부품 업체의 A 사장은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도 버텨냈지만 최근 상황은 너무 심각해 연초부터 공장 문을 닫고 공단을 떠나는 업체들이 잇따르고 있다”며 “수출 물량이 급격히 줄고 원자재 가격도 치솟아 수지 맞추기가 힘들어 은행 대출로 자금난을 버티고 있지만 이마저도 금리 급등으로 위태로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마비 사태 장기화로 기업 경영 상황이 급격히 악화해 휴·폐업하는 중소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전국의 주요 공단 지역이 산업의 메카라는 것은 옛말이고 이제는 위기의 땅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다.





19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올해 5월 말을 기준으로 주요 산업단지 179곳의 공장이 문을 닫았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에는 174곳이 공장을 폐업했다. 다섯 달 만에 2017년 한 해 수치를 뛰어넘은 것으로 산업단지 입주 업체의 폐업 속도가 5년래 가장 빠르다. 2018년 224곳, 2019년 449곳, 2020년 711곳, 2021년에 749곳으로 매년 가파르게 급등하고 있다. 전 세계를 엄습하는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경기 악화 공포감 속에 자산 시장이 급격히 흔들리고 기업 환경이 악화하자 중소기업과 소상공·자영 업자들이 가장 먼저 충격파를 받고 벼랑 끝에서 추락하는 것이다.

하반기에 폐업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800여 곳이 휴·폐업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등록된 점포 매물 현황에 따르면 6월 들어 이날까지 올라온 매물은 2760개가 넘었다. 지난해 월 평균 매물 수(566개)와 비교하면 4배를 웃돈다.

산단 몰락이 가속화하며 50인 이하 소기업 근로자의 일자리도 사라지고 있다. 최근 4년간 연 평균 1만 3400여 명이 직장을 잃고 산단을 떠났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관계자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들에 코로나19는 더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수주 감소로 가동률이 하락하고 생산량이 줄어드는 3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출금리까지 급등하고 있어 정부의 손길이 필요한 절박한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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