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난히 일찍부터 폭염이 시작되면서 식중독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중독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신고된 식중독 발생 건수는 53건으로 지난해 6월(29건)과 비교해 1.8배로 증가했다.
올해 식중독 발생 집계는 단순 신고 건수로 아직 조사·분석이 마무리되지 않은 잠정 통계여서 숫자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상당한 식중독 발생이 신고됐다.
6월 식중독 발생 건수는 2007년(56건) 이후 최근 15년 사이 최다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5년간 6월 식중독 발생 건수는 2018년 28건, 2019년 37건, 2020년 19건, 2021년 29건, 2022년 53건이다.
올해 유독 일찍부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 탓에 6월 식중독 발생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22.4도로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3번째로 높았다. 지난달 폭염일(일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은 1.6일로 역시 역대 3위에 해당했다.
이른 더위가 시작된 지난 5월에도 53건의 식중독 발생이 신고됐다. 최근 5년간 5월 식중독 발생 건수가 2018년 31건, 2019년 35건, 2020년 5건, 2021년 17건이었던 것과 비교해 훨씬 많은 수준이다.
식중독 환자 신고 수는 지난달 1198명으로 5월 650명의 2배에 가깝다. 지난해 6월 398명과 비교하면 3배로 급증했다. 이는 대규모 식중독이 다수 발생한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가장 많은 식중독 발생이 신고된 시설은 음식점으로, 20건에서 353명의 환자가 나왔다. 학교는 9건(276명), 학교 외 집단급식에서는 17건(211명)이 신고됐다. '기타' 시설에서는 7건이 발생해 358명의 환자가 속출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올해 발생한 식중독 신고 건은 원인 역학 조사가 진행 중이라 모두 식중독 발생 건수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올여름 식중독 발생이 증가한 이유에 대해 “기온이 높아지면 식중독 발생도 많아진다. 올해는 특히 기온이 높아 그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도 식중독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해 강력한 거리두기가 시행된 2020년에는 연간 식중독 발생 건수가 164건에 불과했고, 환자 수는 2534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2021년 연간 발생 건수는 260건, 5304명이었다. 지난 4월 25일부터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올해는 이미 상반기에 173건, 2843건이 신고돼 연간 집계치로 2020년과 2021년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올해같이 더운 계절에는 비누로 손 씻기, 충분히 가열하기, 조리기구의 구분사용으로 교차오염 방지하기 등 식중독 예방 요령을 더욱 철저히 지켜야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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