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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尹 대통령, '반도체 종합정책' 미루고 '민생 챙기기' 올인

14일 용인서 '반도체 대계' 발표 조율 와중

尹 대통령 "매주 현장 간다" 민생 우선 전환

물가·가계부채 살얼음인데 여당은 내부분열

尹, 현장行 직접 민생챙기기 국정 정면돌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운영 기조를 ‘민생 최우선’으로 바꾸고 이번주부터 경제 현장을 직접 찾아 애로를 듣는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이번 주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착공식에서 예정된 ‘반도체 종합대책’을 발표까지 미룬 것으로 파악됐다. 고물가로 인한 민생위기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민생현장부터 나서기로 했다. 국민의힘의 내부 분열과 김건희 여사의 의전 논란 등 지지율 하락이 심상치 않자 국정 우선 순위를 경제안보에서 민생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나토 순방에서 반도체 등 경제안보 챙겨
대만 TSMC, 최첨단 반도체장비 싹쓸이
尹대통령, 네덜란드 총리 만나 협조 요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재계와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달 14일 SK하이닉스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생산기지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착공식’에 참석해 정부의 반도체 지원책을 직접 발표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각 부처는 첨단산업 투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반도체 관력 학과 인원 을 확대하는 등을 담은 정부의 ‘반도체 대계(大計)’를 준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달 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순방 때까지만 해도 ‘반도체 종합정책’ 발표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순방에서도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에 나서 최첨단 반도체장비를 한국부터 공급해 달라고 ‘정상 외교 세일즈’를 한 사실도 파악됐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네덜란드와 정상회의를 잡은 큰 목적 중 하나가 바로 ASML의 반도체장비 수급에 대한 협조를 대통령이 직접 요청한 것”이라며 “새 반도체 제품은 시장에 내놓는 타이밍이 중요한데 최근 대만 TSMC가 ASML이 만드는 세계 최고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싹쓸이하자 (윤 대통령이) 직접 네덜란드에 협조를 구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토에서 경제안보를 챙긴 윤 대통령은 반도체 종합정책을 발표하며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순방 성과로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가 용인에 120조 원을 들여 메모리 반도체 생산 공장(팹) 4곳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공장 주변에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사 50여 곳이 자리한다. 일자리 3만 1000개 창출, 인구 5000여 명 유입, 513조 원의 생산 효과, 188조 원의 부가가치가 예상되는 사업이다.

하지만 돌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착공식은 미뤄졌다. 윤 대통령의 참석이 불투명해지면서 행사가 일단 순연된 것으로 파악됐다.

순방 성과 ‘사적 직원 보좌’ 논란에 묻혀
경제안보 ‘올인’에 ‘민생 외면’ 여론 커져
국정 뒷받침할 여당까지 당권 두고 내분
尹 “매주 회의” 경제안보→민생해결 전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치권은 윤 대통령의 불참은 순방 이후 급변한 정치적인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통계청은 순방 이후인 지난 5일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최대폭인 6%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고물가로 민생고가 지속되는 와중에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부인이 나토 순방 때 ‘기타 수행원’의 자격으로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까지 불거졌다. 급기야 지난 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윤 대통령의 7월 1주차(5~7일, 1000명 대상) 지지율은 긍정평가가 37%로 취임 두 달 만에 40%가 붕괴했다. 부정평가도 절반에 가까운 49%였다. 부정평가의 이유로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 낙마, 사적 수행원 동원 등과 관련된 인사(25%) 문제도 있었지만, ‘경제 민생을 살피지 않는다(12%)’는 여론도 상당했다. 특히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부정적 여론의 1순위인 인사 문제 역시 민생고에서 비롯됐다는 해석도 하고 있다. 고물가로 가중되는 민생위기가 대통령이 펼치는 모든 정치적 행위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대통령의 국정을 뒷받침할 여당까지 당권을 두고 내부분열이 벌어지며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주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7월 예고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상과 8월 임대차법 2년 차를 전후한 전월세난, 9월 소상공인·자영업 대출 만기 연장 종료 등 민생과제가 시급한데 정치 공백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이번 주부터 직접 민심 수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정 기조도 민생챙기기로 대전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제위기 속에서 민생이 위기인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8일 “민생안정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민생드라이브를 시작했다. 오는 11일 기획재정부의 업무보고 시작으로 윤 대통령은 각 부처 장관과 직접 머리를 맞댄다.

尹 민생 챙기기 “현장으로 나가겠다”
남대문시장·중소기업 현장 등 찾을 듯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31일 부산 중구 자갈치 시장을 방문, 낙지를 들어보이고 있다./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정부부처와 대책을 마련하는데 그치지 않고 현장에 직접 나가 민생을 챙길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앞으로 제가 민생 현장에 나가 국민의 어려움을 듣고, 매주 비상경제 민생회의를 주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주부터 고물가 등으로 고통받는 민생 현장을 찾아 직접 국민의 고충을 듣는 일정이다. 윤 대통령이 전통시장과 중소기업 산업현장, 농가 등을 매주 찾아 고충을 듣고 민생 해법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자주 민심을 경청했던 남대문시장부터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승리한 뒤 민생 현장인 남대문시장을 찾았다. 또 대선에서 승리한 뒤 첫 출근날인 올해 3월 14일에도 남대문시장을 찾아 민심을 들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3월 14일 당선 이후 첫 외부 공식일정으로 서울 남대문 시장을 찾아 상인회 회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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