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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첫 유색인종 총리 탄생하나…1차경선 통과 절반이 유색인

당대표 1차경선 1위는 인도계 리시 수낙

소수 인종 후보들이지만 언행은 강경보수

영국 보수당 대표 경선 1차투표 통과한 6명의 후보자. AFP연합뉴스




영국에서 사상 최초로 유색인종 총리가 선출될 것인지를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보수당의 대표를 선출하는 1차 경선 개표 결과 통과자 6명 중 3명이 흑인·아시아계 등 소수인종이었다. 내각제인 영국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된다.

1차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리시 수낙 전 재무부 장관은 부모가 인도 출신이다. 수엘라 브레이버먼 법무상도 인도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자랐다. 케미 배디너크 전 평등담당 부장관은 흑인이다.

전체 인구의 87%가 백인인 영국에서 흑인(3%)·아시아인(6%)은 소수인종으로 분류된다. 인종 분포도를 고려할 때 차기 총리 후보의 절반이 소수인종이라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영국 보수당 대표 경선에 소수인종 후보가 절반인 것은 역대 최초”라고 했다. 보리스 존슨 현 총리가 보수당 대표로 당선된 2019년에는 후보 10명 중 9명이 백인이었다.



WP는 “이같은 변화는 2005년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의 선출에 그 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보수당 소속 소수인종 의원은 2명뿐이었고, 그보다 앞선 2001년엔 전무했기 때문이다. 캐머런 총리는 “보수당의 얼굴을 바꾸겠다”고 선언한 뒤 보수당 텃밭 지역에서 젊고 다양한 정치 유망주를 찾아 나섰다.

팀 베일 런던 퀸매리대학교 정치학 교수는 “과거엔 보수당이 완고한 수구세력으로 비쳤는데 캐머런이 당을 현대화했다”며 “이민 1·2세대 사회가 보수당의 지지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캐머런 총리가 이해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비교적 젊은 소수 인종 출신 후보들이지만 발언과 행동에는 ‘강경 보수’ 성향이 드러난다. WP에 따르면 2라운드에 진출한 ‘소수인종’ 경선 후보 3명은 브렉시트에 찬성했다. 당시 브렉시트가 상당 부분 ‘반이민’ 정서에 의해 추진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의외인 지점이다.

브레이버먼 후보는 최근 보수층을 상대로 “내가 여자라는 이유로, 내가 갈색 피부를 가졌다는 이유로 나에게 투표하진 말아 달라. 나라를 사랑하고, 나라를 위해 뭐든 할 수 있다는 점을 보고 나에게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현지 방송에서 출마를 선언하면서는 “불법 이민자가 영국 해협을 넘지 못하게 하겠다”면서 감세를 공약하고 재정 지출을 줄일 것을 약속했다.

수낙 후보의 경우 피부색만 빼면 사실상 영국의 최고 엘리트 코스를 밟은 셈이다. 그는 잉글랜드 사우샘프턴에서 태어났고 옥스퍼드 대학교를 졸업했다. 인도 갑부의 딸인 패션 디자이너와 결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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