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경기도 성남시 백현동 부지 개발 사업을 둘러싼 특혜 의혹을 사실상 인정했다. 감사원은 최근 감사 결과 성남시가 사업 과정에서 민간에 최소 수백 억 원의 이익을 몰아줬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렸다.
감사원은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감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백현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이행 조건 불이행 △성남시 손실 초래 △위법 건축 행위 등 위법 사항이 다수 드러났다.
성남시는 2015년 민간 사업자인 주식회사 A 업체가 한국식품연구원 전체 부지를 매입해 공동주택 용지와 공원 등으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식품연구원 요청에 따라 연구원 부지를 ‘자연·보전녹지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했다. 이때 성남도시개발공사의 개발사업 참여가 조건이었지만 감사원 감사 결과 성남시와 공사는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에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하며 “민간 사업자가 모든 개발이익을 가져가게 돼 공사가 얻을 수 있었던 배당이익 등 공공에 환수될 이익을 일실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A 업체의 개발이익이 3142억 원에 달했는데 공사가 10%라도 지분 참여를 했다면 314억 원의 배당이익을 볼 수 있었다는 뜻이다.
감사원은 또 성남시가 A 업체에 유리한 기부채납 교환을 결정해 시에 손실을 초래했으며 아파트 단지의 옹벽 높이도 제한을 초과하는 등 위법 건축 행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개발 구역의 용도 지역 변경과 관련해 특혜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청구 기간이 경과했다”며 각하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백현동 용도 변경은 박근혜 정부(국토교통부·식품연구원)가 법에 따라 요구한 사항을 성남시가 들어준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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