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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폭염에 가축 잇딴 폐사…식탁 물가 더 들어올리나

22일 기준 닭·돼지 18만4천 마리 폐사

폭염이 이어졌던 지난 7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의 한 한우농가에서 대형선풍기와 쿨링포그가 축사의 열기를 식혀주고 있다. 연합뉴스




낮 최고기온이 33도가 넘는 폭염 일수가 평년을 웃도는 등 지난달 때 이른 더위가 시작되면서 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인상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밥상 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도 높은 22.4도를 기록했다. 관측망이 전국에 설치된 1973년 이래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전국 평균 폭염 일수 또한 1.6일로 지난해보다 1.5일, 평년보다 0.9일 많았다. 특히 대구의 경우 5~6월 폭염 일수가 각각 4일, 11일로 1973년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폭염 일수가 평년의 3배가량 많았던 2018년과 비슷한 수준의 더위가 올여름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더위가 평년보다 앞당겨지면서 농축산물 관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이달 22일 기준 닭고기 15만 9000마리, 오리 9000마리 돼지 1만 6000마리 등 18만 4000여 마리가 폭염으로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육 밀도가 높은 국내 축산 환경 특성상 닭과 돼지 등은 고온 스트레스에 유독 취약하다. 농촌진흥청은 돼지는 기온이 27도 이상, 닭은 30도 이상 오를 경우 식욕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저하돼 질병에 걸리는 등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축의 집단 폐사 규모는 2018년 880만 마리에서 지난해 91만 마리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지만 폭염 발생 일수에 따라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고수온 경보 역시 피해가 컸던 2018년보다 1개월 빨리 발령돼 어민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8일 전남 해역 일대에 내렸던 고수온 주의보를 경보로 격상하고 제주와 서해까지 주의보를 확대 발령했다. 특보가 발령되지 않은 해역의 수온도 23.5∼25.7도로 평년과 비교하면 1도가량 높다. 특히 남해안 멍게는 4월부터 시작된 고수온 영향으로 최악의 흉작을 맞았다. 멍게는 보통 6월까지 수확이 이뤄지지만 올해는 수온 상승으로 4월 중순께부터 수확 끝물에 들어갔다. 올해 유통된 멍게는 56t으로, 평년 수준이던 2년 전 413t과 비교하면 80%나 급감했다.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양식 품목인 김, 미역 등 해조류의 피해도 우려가 큰 상황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폭염 연구 결과 월 평균 기온이 1도가 오를 때마다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743원 오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배추의 경우 일 평균 기온이 1도 올라가면 소매가는 전일 대비 289원 상승했다. 연구원은 지난 2018년 8월 월 평균 기온이 1.8도 상승해 가구당 가계소비 추가 지출액이 441원에서 1363원까지 발생했다고 봤다.

최근 밥상 물가가 급격히 오른 배경에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의 상승에 더해 폭염 더위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금치와 상추, 열무의 경우 지난해보다 소매 가격이 2배 넘게 뛰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축산물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10.3% 상승했다. 채소류와 과실류 역시 6.0%, 6.4% 상승했으며 수산물도 2.9%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림축산식품부 측은 폭염으로 급등했던 신선채소 등의 가격이 이주부터는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다행히 이번 주부터 낮 기온이 30도 이하로 내려가는데 회복 속도가 빠를 것”이라며 “정부도 ‘초비상 상태’에 돌입해 철저하게 수급을 관리하려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추석 이후 농식품 물가가 내려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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