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대에서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받아 챙긴 보험 사기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벌어 들인 범죄 수익은 약 5억 원이 넘는다.
서울경찰청은 서울 강남 일대에서 차량을 고의 충돌하는 등의 방식으로 총 87회에 걸쳐 약 5억 3000만 원 상당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 보험사기 일당 92명을 검거 송치하고 이 중 주범 A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일당은 2019년 8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약 3년 동안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운전자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심야 시간대를 노려 서울 일대를 돌아다녔다. 주로 사고 과실이 더 많은 진로변경 또는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대상으로 일부러 접촉사고를 내고, 합의금을 받아챙겼다.
A씨 일당은 보험금을 더 많이 받을 목적으로 차 내부에 탑승자들을 많이 태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동네 선·후배, 지인들을 범행에 끌어들였다. 공범으로 붙잡힌 탑승자 대부분은 20대 초반의 사회 초년생들로, 이들은 “차에 타고만 있으면 용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죄의식 없이 쉽게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급받은 보험금은 유흥비와 생활비 등으로 모두 탕진했다.
특히 A씨 일당은 범행 당시, 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 사고 부담이 적은 렌트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잦은 사고 이력을 감추기 위해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보험 접수를 하는 등 치밀하게 장기간 범행을 이어왔다.
서울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관계자는 “최근 들어 구직활동 및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20대 젊은 층들이 보험사기 범죄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자동차를 운전하는 시민들 역시 고의 사고가 의심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해당 사고 블랙박스 영상을 준비해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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