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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Why] 펠로시 대만 방문 앞두고 美행정부 ‘좌불안석’

시진핑 3연임 앞두고 예민한 시기

건군일·베이다이허 회의와도 겹쳐

中, 군사대응 암시 비공식 경고

군용기 이용땐 충돌 배제못해

동맹국과 대만문제 공조 부담

바이든도 부정적 입장 피력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 AFP연합뉴스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의 다음 달 대만 방문을 앞두고 조 바이든 행정부가 좌불안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미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이 예측하지 못한 양국 간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 등 동맹국과 대만 문제를 공조하는 데 있어서도 부담이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다수의 백악관 및 국방부 안보 담당자들이 최근 펠로시 의장과 그의 측근들에게 대만 방문의 위험성을 전달하고 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도 “군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당장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여기는 것 같다”며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펠로시 의장은 다음 달 일본과 싱가포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을 찾는 아시아 순방에 나서면서 별도로 대만 방문도 추진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4월에도 대만 방문을 계획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취소한 바 있다. 그는 홍콩 인권 문제 등을 놓고 목소리를 높여온 ‘반중(反中)’ 성향이 뚜렷한 인사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은 그의 행보를 막을 수는 없다면서도 “예측하기 힘든 방식으로 중국이 대응하게 만들 수 있다”며 이번 방문에 대한 높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이 시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당 대회를 앞두고 극도로 예민한 상태인 데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는 8월은 인민해방군 건군일(8월 1일)과 당 대회 인사와 관련해 중국의 각 정치 세력 간 물밑 조율이 이뤄지는 여름철 베이다이허 회의와도 시기가 겹치기 때문이다.



실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에 전에 없이 강한 어조로 비공식 경고를 해왔다”며 “여기에는 군사적 대응을 암시하는 표현도 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닉 번스 중국 주재 미국대사가 최근 워싱턴 방문 일정을 단축해 베이징으로 급히 돌아간 것이 대만 문제와 향후 있을 미중 정상 간 통화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19일 미국 해군 제7함대 소속 유도미사일 구축함 벤포드함이 남중국해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중국 군 당국은 벤포드함이 이날 대만해협을 통과했다며 “미국의 빈번한 도발과 세몰이는 미국이 대만해협 평화·안정의 파괴자이자 대만해협 안보 리스크 제조자임을 충분히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사진 제공=미 해군


펠로시 의장은 군용기를 이용해 대만을 찾을 가능성이 높은데, 당국자들은 이 경우 중국에서 그가 탄 군용기를 가로막거나 중국 군용기가 근접 비행하는 등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미 행정부 내에서는 펠로시 의장의 방문이 대만 문제에 대한 동맹국들의 지지를 유지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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