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음악계에 새 얼굴들이 등장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나 현송월 노동당 부부장의 뒤를 이을 유명 가수가 탄생할 지 주목된다.
1일 조선중앙TV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열린 '전승절'(정전협정체결일)기념행사에서는 신인 가수들이 무대를 장식했다. 이중 공연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신인 가수는 정홍란과 김류경, 그리고 문서향이다.
중계 화면을 보면 노래 제목과 가수의 이름을 별도 자막으로 표기했는데, 정홍란은 '예쁜이', '누가 나에게 가르쳤던가', '나의 한생' 등 당을 찬양하는 선전가요를 불렀다. 김류경은 '나는 알았네', '인생의 영광', '전승의 축포여 말하라'를 선보였고 문서향은 '전사의 노래', '축복의 노래' 등을 선보였다.
특히 가수들의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 화려한 의상이 주목받았다. 정홍란은 꽉 찬 '풀뱅' 앞머리로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류경은 살짝 층을 낸 단발머리에 서구적 이목구비를 강조한 화장을 했다.
이는 2000년대 초반 느낌의 다소 유행이 지난 스타일이지만 북한에서는 흔치 않은 모습이다. 2018년 대외선전매체 '메아리'가 공개한 평양 고급편의시설 창광원 미용실의 머리 형태 도안을 보면 남한의 1980년대 광고에서 봤음직 한 파마머리가 최신 유행이라고 소개된 일도 있다.
이들의 소속 악단은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모란봉악단, 청봉악단, 삼지연관현악단, 국가공훈합창단 등이 참여한 만큼 이 가운데 한 곳 소속일 것으로 보인다.
이들 악단은 엄격하게 단원을 선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원 대부분이 어려서부터 영재 코스를 밟고 금성학원과 평양음악무용대학 등에서 엘리트 예술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번 전승절에 신인 가수들을 공개한 것은 젊은이들이 남측 문물에 물들지 않도록 자국 예술가들을 띄워 주민들을 정신 무장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김옥주 국무위원회 연주단 성악배우에게 '인민배우' 칭호를 주는 등 여러 예술인을 표창하며 예술 부문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한편 리 여사가 북한 애국가를 들으며 눈물짓는 모습까지 포착된 이번 행사는 공연 이튿날인 지난달 28일 북한 전역에 방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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