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 대만 땅을 밟은 가운데 중국은 이에 맞선 군사적 대응 조치로 대만을 사방에서 포위하는 형태로 전방위적 '무력 시위'에 나설 것임을 공언했다.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이날 밤부터 대만 주변에서 일련의 연합 군사행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대만 북부·서남·동남부 해역과 공역에서 연합 해상·공중훈련과 대만 해협에서 장거리 화력 실탄 사격을 각각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만 동부 해역에서 상용 화력을 조직해 시험 사격도 예고했다.
스 대변인은 "이번 행동은 최근 대만 문제에서 미국의 부정적인 움직임이 중대하게 심화한 상황에 맞서 엄중한 공포 조치를 취해 대만 독립 세력의 독립 도모 행위에 엄중한 경고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는 대만을 둘러싸는 형태로 설정한 구역의 위도 및 경도를 소개하면서 인민해방군이 오는 4일 12시부터 7일 12시까지 해당 해역과 공역에서 중요 군사훈련과 실탄사격을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이어 "안전을 위해 이 기간 관련 선박과 항공기는 상술한 해역과 공역에 진입하지 말라"고 통지했다.
이번 조치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군사적 대응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대만해협 주변에서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방부는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 측은 대만 독립 세력에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 대만 해협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며 "중국 인민해방군은 일련의 표적성 군사행동으로 반격해 국가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시진핑 국가주석도 지난달 2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놓고 "불장난하면 불에 타 죽는다"는 표현을 사용해 경고한 바 있다. 특히 시 주석 입장에선 3연임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을 당 대회(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강력 경고에도 불구하고 감행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자신의 대만 문제에 대한 강인한 이미지가 훼손됐다고 판단해 강경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만 국방부는 중국 측 군사행동 발표에 맞서 내놓은 성명에서 "중국이 대만 주위에서의 훈련을 예고함으로써 대만 주요 항구들과 도시들을 위협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예고한 훈련들은 대만 시민들을 심리적으로 위협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만군은 경계 수위를 높일 것이니 시민들은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편 펠로시 의장은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면담 및 오찬, 입법원(의회)과 인권박물관 방문, 중국 반체제 인사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오후 4~5시께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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