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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전 '쿠바 사태' 재연…강대강 대치, 韓日까지 휘말릴 수도

[격랑의 동북아] <상> G2 군사 충돌 리스크 최고조

中, 대만 무력통일 야욕 드러내고

美는 하나의 중국 인정 안해 갈등

27년 만에 대만해협서 격돌 국면

美전문가들 "習 군사옵션 쓸수도"

中, 美 해군거점 타격 가능하지만

전면전 대신 러 지원 등 우회할듯


1995년 7월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반대해온 리덩후이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에 위협을 가하기 위해 대만해협으로 다수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른바 ‘3차 대만해협 위기’라 불리는 사건의 시작으로 군사적 대립은 이듬해 3월까지 이어졌다. 당시 대만해협 일대 항공과 해운이 마비될 정도였으나 미국이 7함대 항공모함 등 압도적인 해군 전력을 배치하면서 중국은 결국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27년, 미국 권력 서열 3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대만해협 일대에서 미중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을 최고 수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세계 초강대국 간의 군사적 긴장감이 이 정도로 고조된 것은 1962년 미국과 소련이 일촉즉발 상태로 대립한 쿠바 미사일 사태 이후 처음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3차 대만해협 위기 당시 미 동아시아 정보국장을 지낸 리처드 부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민해방군을 통해 일부 제한적인 군사 옵션을 쓸 가능성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주요 2개국(G2)의 무력 충돌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美中 예고된 충돌 앞당겨지나

미국 내 전문가들은 미중 관계가 살얼음장 같은 상태에서 이뤄진 펠로시 의장의 이번 대만 방문이 미중 간 예고된 충돌을 앞당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최근 수년 간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 통일’ 야욕을 드러내고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서 발을 빼면서 양국 갈등이 고조되던 와중에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이를 증폭시키는 도화선이 됐다는 것이다.

민신페이 미 클레어몬트매케나대 교수는 “펠로시 의장이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설사 대만을 건너 뛰기로 결정했더라도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격성은 지속적으로 강화돼 가까운 장래에 또 다른 대만해협 위기가 벌어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만에서의 군사적 충돌 우려는 올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함께 크게 고조돼 왔다. 당시 대만 언론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에 앞서 시 주석이 대만을 무력으로 장악하는 방안을 고려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며 대만 침공 시기와 방법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달라진 中 위상…‘러시아 지원’ 등 우회로 美 공격할수도



문제는 중국의 군사력이 1995년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이다. 90년대에는 미국의 항모 전단에 중국이 한발 물러섰으나 지금은 미국 항모를 무력화할 정도까지 군사력을 키웠다는 것이 미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국방부 내 아시아 정책을 담당했던 랜디 슈라이버는 “현재 중국과 인민해방군은 그때와는 매우 다르다”며 더 이상 미국의 일방적 우세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중국은 둥펑 미사일 등 태평양의 미 해군 거점을 타격할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이 실제로 미국과의 무력 충돌에 나설 것이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의견이 많다.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이 경제 문제 등으로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의 위기를 더 고조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을 피하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군사 지원 등 미국을 자극할 다양한 보복 옵션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일·중·북·러까지 뒤얽힌 동북아, 세계 화약고 되나

마크 에스퍼 전 미국 국방장관은 최근 브루킹스연구소 대담에서 동북아시아 지역을 가장 중대한 세계의 ‘화약고’로 규정했다. 양안을 사이에 둔 중국과 미국의 해상 충돌부터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 한반도 문제 등 동북아 지역은 잠재적 충돌의 집결지나 다름 없다.

특히 중국의 대만 침공이 현실화할 경우 이는 양안 문제 또는 미중 간 갈등으로 끝나지 않고 동북아 내 다른 국가들을 격랑 속으로 끌어들일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미국·인도·일본·호주 안보 연합체인 '쿼드(Quad)'의 역할과 함께 주목되는 것은 미국의 핵심 동맹인 일본의 군사 개입 여부다. 평화헌법 개헌을 서두르고 동북아에서의 군사적 존재감을 키우는 일본이 오키나와와 근접한 대만해협에서의 군사 충돌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이 지역 정세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일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해 벌이는 군사 훈련 지역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 포함됐다며 중국에 대한 경계를 높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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