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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우주강국 마중물 될 다누리호

최정열 부산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우주발사체/우주수송 교육연구센터장)

우리 기술로 달탐사 큰의미 있지만

인력 부족한 항우연에 과중한 업무

인공위성 개발은 산업체에 넘기고

나사처럼 우주탐사 집중하게 해야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8월 5일 오전 8시 8분에 발사된 다누리는 전이 궤도에 무사히 진입해 4개월여간의 대장정에 들어섰다. 다누리는 내년 1년간 달 착륙지 선정 등을 위한 다양한 과학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다누리는 한국 최초의 달 탐사라는 상징적 의미를 넘어 인류의 우주 개척을 위한 달 기지 건설, 자원 탐사 등에 필요한 실질적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한미 우주협력의 일환으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필요한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섀도캠을 탑재해준 것을 제외하면 탐사선 본체를 비롯한 모든 첨단 탐사 장비를 우리 기술로 개발했다는 데 더욱 큰 의미가 있다.

다누리의 개발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기술적 어려움 외에 정책적 요구로 시작된 제한된 일정과 예산, 과중한 업무 등으로 당초의 설계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워 사업 좌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이들 문제로 인한 개발 관계자들의 갈등 등 첨단 우주개발 사업에서 가능한 모든 어려움을 보여준 사업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결책을 찾아내 최고 성능의 달 탐사선을 개발하는 과정은 우리의 우주개발 능력과 수준을 진일보시키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즉 다누리의 성공적 개발과 발사는 대한민국이 인류의 우주개척을 이끄는 당당한 일원임을 증명한 사건이다.

우주개발을 이끌어온 항공우주연구원은 정부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위성을 개발하며 기술을 축적했다. 다목적 실용위성 시리즈, 정지궤도위성 천리안1, 2A·2B호, 차세대 중형 위성 등 실용위성 개발의 중추 기관으로서 적지 않은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높은 성능의 위성 체계 개발에 중점을 둔 나머지 요소 부품 상당수의 해외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우리가 독자적인 우주발사체 누리호를 개발했만 누리호로 발사할 위성 개발에 필요한 부품 수출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우리 발사체를 마음껏 쏘아 올릴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다누리 개발을 통해 세계적인 우주탐사선 개발 능력을 증명하고 우주탐사 임무의 첫발을 내디딘 항우연은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전문 기관으로서 우주탐사와 우주기술 개발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야 할 때다. 사실 다누리 개발 과정에서 난관을 겪은 데는 제한된 인력의 항우연에 여러 위성개발 사업들이 집중돼 본연의 임무에 온 힘을 기울일 수 없었던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 우주산업은 30여 년 동안 적지 않은 성과를 냈음에도 우주개발 기업 생태계가 충분히 형성되지 못한 실정이다. 세계적 추세인 뉴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민간 중심의 우주산업 활성화를 통해 첨단산업 발전을 도모한다는 것이 정부의 정책 목표다. 옳은 방향이며, 새 정부의 의지도 강하다. 우리 민간기업들의 우주에 대한 열정도 뜨겁다. 여러 정부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인공위성 개발은 산업체에 이관하고 우주개발 전문 기관으로서 우주탐사와 우주기술 개발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는 것은 나사와 같은 역할이다. 이것이 새 정부에서 항공우주청을 설립하고자 하는 이유이다.

대한민국 산업화의 지난 길을 돌아보면 철강·조선·자동차 그리고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세계적 리더로 성장했다. 독자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을 시작으로 한국형 전투기 KF 21의 시험비행 성공, FA 50의 대규모 수출 성사, 이제 달 탐사선 다누리 발사 성공까지, 올해는 항공우주 분야에서 기념비적인 성과가 달성된 해다. 다누리 발사는 우주강국의 초석이며 마중물이다. 우주산업이 우리나라의 간판 산업으로 성장할 기회다. 수고하신 정책 당국자와 개발진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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