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8일 시작된 폭우로 수도권 교통이 큰 혼잡을 빚었으나 TBS 교통방송이 교통 안내보다 시사 프로그램에 치중해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0일 오전 TBS는 출근 시간대인 7~9시 ‘김어준의 뉴스공장’(이하 뉴스공장)을 방송했다. TBS는 전날에는 정규 프로그램을 결방하고 재난 특집 방송을 내보냈으나, 하루 만에 정규 방송 체제로 복귀한 것이다.
다만 이날 오전 6시 기준 서울 동작구의 누적강수량은 525.0㎜, 종로구는 221.0㎜ 등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집중 호우로 인한 교통 통제도 이어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양방향 교통 통제가 이뤄지는 도시고속도로 구간은 총 2곳으로 반포대로 잠수교, 올림픽대로 가양대교∼동작대교였다. 단방향 통제 구간은 강변북로 마포대교→한강대교, 동작대교→한강대교 등 2곳이었다.
강남 지역 침수 차량이 이틀째 방치되면서 출근길 혼잡을 빚기도 했다.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TOPIS)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 기준 도심 차량 통행속도는 시속 17km대에 그쳤으며 특히 반포와 잠원, 대치동 일대 정체가 극심했다. 반포에서 용산으로 진입하는 길목 역시 꽉 막혀 있는 모습이었다.
평소 같은 시간대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23km 내외다. 이날 운전자들 사이에선 “교통방송 라디오를 통해선 충분한 교통 정보를 제공받지 못해 일일이 검색을 해야 할 판”이라는 불만이 나왔다.
이에 TBS가 공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대선 윤석열 캠프 청년본부장을 역임했던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침수 피해로 출근길 정체가 이어지는 이런 때 역할을 하라고 교통방송이 서울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 아니냐”면서 “10일 출근길 교통방송 출연진은 전부 다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 일색이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이날 방송에는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장경태·고영인·정청래·송갑석 의원, 그리고 박지원 전 국정원장 등이 출연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현 정부가 재난 대응 매뉴얼을 따르지 않았다”는 취지의 비판을 이어갔다.
이같은 논란에 TBS 측은 “10일 오전엔 재난 특보를 진행할 만큼 비가 오지 않았다”며 “중간 방송을 통해 교통과 기상 상황을 안내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 폭우로 시민 안전을 위한 기상, 교통 관련 정보는 기후 위기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더욱 고도화해야 하는 영역임이 입증됐다”며 “TBS는 기후 위기 전문 프로그램과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등 재난 방송 기능을 전문화하고 고도화해야하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해나가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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