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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드포인트 "디즈니, ESPN 분사시켜라"…하락장 틈타 목소리 커진 행동주의 주주

지분 10억달러 매입한 서드포인트

디즈니 CEO 차펙에 각종 변화 요구

밸류액트는 "NYT 구독상품 늘려라"

사업 재편·주주환원 효과 있지만

지나친 간섭에 경영 혼란 부를수도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증시가 크게 하락하면서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부쩍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둔화 우려로 주가가 빠진 것을 기회 삼아 지분을 매입한 이들은 투자 대상 기업들에 각종 변화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기업의 사업 재편과 주주 환원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동시에 지나친 요구가 경영 혼란만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5일(현지 시간) 미 CN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행동주의 투자자 대니얼 롭의 헤지펀드 서드포인트는 디즈니 지분 10억 달러 상당을 추가로 매입한 뒤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CEO)인 밥 차펙에게 서한을 보내 스포츠채널 ESPN을 분사할 것을 요구했다. 롭은 “(분사를 통해) ESPN이 디즈니의 일부로서는 행하기 어려운 스포츠 베팅 같은 사업을 추구하는 등 유연성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서드포인트는 디즈니에 컴캐스트로부터 스트리밍서비스 훌루의 지분을 매입해 디즈니의 D2C(Direct to Consumer) 플랫폼에 직접 통합할 것도 요구했다. 디즈니는 현재 훌루 지분 66% 상당을 보유하고 있으며 컴캐스트로부터 훌루 지분 33%를 2024년까지 추가 인수하기로 합의한 상태인데, 이 시기를 앞당기고 훌루의 소수 지분도 모두 사들이라고 주문한 것이다.

최근 뉴욕타임스(NYT) 지분 7%를 취득한 행동주의 헤지펀드 밸류액트캐피털은 NYT에 묶음 서비스 같은 구독자 전용 상품을 보다 공격적으로 홍보·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밸류액트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현재 대다수 독자들이 번들(묶음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고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지만 (NYT에) 이런 제품이 있다는 것도 모른다”며 경영진이 이를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와 게임·요리는 물론 NYT가 소유한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 등 구독자 전용 상품을 보다 공격적으로 출시해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 행동투자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의료 서비스 업체인 카디널헬스 이사회에 엘리엇 측에서 지명한 이사 5명을 포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칼 아이컨은 새끼를 밴 어미 돼지를 비좁은 철제 우리에 가둬 사육하는 업체들로부터 돼지고기를 공급받지 말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이처럼 분주해진 것은 올 들어 증시가 크게 흔들린 데다 기업들의 실적도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의 주가 폭락을 틈타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기업 주식을 매집한 가운데 성적이 부진해진 기업들 입장에서는 실적 개선과 경영 변화를 요구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기도 어려워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라자드자산운용을 인용해 올 상반기 중 기업 측에 변화를 요구한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제안 활동이 총 12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일단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디즈니에 대한 서드포인트의 추가 지분 인수와 요구 사항이 알려진 뒤 회사 주가는 2.21% 올랐으며 NYT 주가도 밸류액트캐피털의 지분 취득 소식이 알려진 당일 10.6% 상승 마감했다. 다만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무리한 요구가 기업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닛케이는 “기업이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요구에만 관심을 갖게 되면 경영의 방향이 지나치게 주주지향적으로 바뀌면서 근시안적 의사 결정을 하게 될 위험이 있다”며 “무리한 요구로 경영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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