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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기자의 트래블로그] 사고 싶은 '굿즈' 없이는 관광산업 선순환 없다

강릉·석굴암·궁궐 등 관광지

기념품점은 구색맞추기 불과

민간 테마파크 문전성시 대조


강원도 강릉의 KTX 강릉역에는 독립된 기념품 매장이 없다. 얼마 전 강릉에 출장을 갔다가 서울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강릉 기념품이라도 사갈까 싶어 역구내를 뒤졌지만 발견할 수 없었다. 결국 구내 편의점에서 ‘강릉 커피빵’ 소형 두 박스를 사는 데 만족해야 했다. 영동 지방에도 KTX가 직행하는 등 첨단화됐지만 관광산업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경상북도 경주의 석굴암에는 살 만한 기념품이 없다. 최근 휴가철을 맞아 석굴암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본존불 하나 보는 데 입장료는 어른 기준 6000원이다. 다만 구내에 두 평 남짓한 기념품점이 있을 뿐이다. 일반 절에서도 파는 평범한 불교 용품이 전부다. 그나마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석굴암 본존불 모형은 그 수준 낮음이 석굴암 자체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관광지의 기념품 부족은 그동안 많은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크게 바뀐 것이 없다. 문화유산 기념품점으로 최대 규모는 서울 용산구의 국립중앙박물관이다. 품질은 상당하지만 종류는 크게 못 미친다. 그 외 경복궁 등 궁궐의 기념품점은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옆에 있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기념품점이 아예 사라진 것을 최근 발견했다. 2012년 개관 시에는 분명히 있던 곳이다. 기념품점이 있던 자리는 다른 전시 코너로 바뀌었다. 물론 과거에도 별로 살 만한 것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일반적으로 관광 기념품은 ‘굿즈’라는 이름으로 사업자 입장에서는 중요한 매출 증대 수단이 되고 관광객으로서는 소중한 여행의 기억을 간직할 수 있는 관광산업의 선순환 도구다. 굿즈 구경과 구매는 여행 자체의 즐거움이기도 하다.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국내에서는 관광 기념품이 잘 팔리지 않는다고 한다. 기관들이 기념품 공모 행사를 해 발굴하더라도 인기는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반면 여행자들은 살 것이 없다고 한다. 해외 여행지에서 볼 수 있는 기념품들과 질적으로 차이가 난다고도 한다.

당연히 있지도 않은 것을 사라고 할 수는 없다. 석굴암 본존불 모형이 가치가 있다면 일부러 토함산 석굴암까지 찾은 방문객들은 아주 비싸더라도 사지 않을까.

같은 관광지라도 롯데월드나 에버랜드처럼 민간 테마파크의 기념품점은 문전성시다. 아이들의 성화에 수십만 원어치를 쓸어 담는 가족이나 커플들이 적지 않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기념품점이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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