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지급 능력을 볼 수 있는 순대외 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이 6월 말 기준으로 7441억 달러로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다만 이는 내국인의 해외 투자(대외금융자산)가 줄어든 것보다 두 배 이상 외국인의 국내 투자(대외금융부채)가 줄었기 때문이다. 국내외 주가가 모두 하락하고 미국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은행의 단기 차입금이 급증하면서 대외 지급 능력을 볼 수 있는 단기외채비율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8일 한국은행은 ‘2022년 2분기 국제투자대조표’를 통해 올해 2분기 말 순대외 금융자산이 7441억 달러로 전 분기 말 대비 481억 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치로 지난해 2분기 5143억 달러에서 1년 만에 2000억 달러 넘게 늘었다.
대외금융자산은 2조 1235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658억 달러 줄었다. 역대 최대 감소 폭으로 대외금융자산이 줄어든 것은 2020년 1분기 이후 9분기 만에 처음이다. 특히 거주자의 증권투자가 글로벌 주가 하락, 미 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가치 하락 등 비거래 요인으로 684억 달러 줄었는데 이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대외금융자산은 1조 3794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1139억 달러 감소했다. 사상 최대 감소 폭이다. 외국인의 증권투자가 국내 주가 하락, 미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하락 등 비거래 요인의 영향으로 1378억 달러 줄었는데 마찬가지로 역대 최대 규모다.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3861억 달러로 전 분기 말 대비 396억 달러 줄었다. 대외채권은 1조 482억 달러로 317억 달러 줄었다. 단기 대외채권은 환율 변동성 확대 방어 과정에서 중앙은행 외환보유액(-194억 달러)을 중심으로 159억 달러 감소했다. 장기 대외채권은 증권·보험사 등 기타부문의 부채성 증권 감소 등으로 157억 달러 줄었다.
대외채무는 6620억 달러로 전월 대비 79억 달러 늘었다. 단기외채가 89억 달러 늘고 장기외채가 10억 달러 줄었다. 단기외채는 일반정부와 중앙은행의 부채성 증권이 각각 42억 달러, 28억 달러 줄었지만 예금취급기관의 차입금이 132억 달러 늘어난 영향이다.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1.9%로 전 분기 대비 3.7%포인트 상승했다. 2012년 2분기(45.6%)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해외 직접 투자로 인한 국내 기업의 달러 수요가 늘어나자 예금취급기관의 단기 차입금이 늘었기 때문이다.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27.8%로 전 분기 대비 1.0%포인트 올랐다. 이는 2021년 2분기(29.0%)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다.
유복근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단기외채 비율이 올랐지만 과거에 비해 안정적 수준”이라며 “변동성 확대되고 대외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jw@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