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 위치한 개발 부지 중 ‘이건희 기증관’ 수혜로 몸값이 급등한 광화문 도화서길 건물들이 매각된다. 최근 주택 시장 침체에도 도심은 오피스 공실률이 사상 최저 수준이어서 인수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디벨로퍼인 호수건설은 광화문 도화서길에 위치한 도화서길 디원과 도화서길 디파이브 건물 및 일대 토지(수송동 30번지 일대)를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주관사는 에비슨영 코리아로 내주까지 매입 의향서(LOI)를 받은 후 적정가에 인수 능력을 증빙한 곳과 수의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도화서길은 조계사 주변 지구단위계획 구역에 속해 허용 용적률은 600%다. 이번에 매물로 나온 디원과 디파이브는 각각 대지면적 811㎡(약 245평), 197㎡(60평) 규모로 개발 시 연면적 약 2만㎡(6060평)에 달하는 건물을 지을 수 있다.
현재 건물은 카페 등 소매 공간으로 쓰이고 있지만 용도 변경을 통해 오피스나 호텔, 오피스텔 등으로 개발이 가능해 자산운용사 뿐 아니라 시행사와 디벨로퍼 등의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도화서길 부지는 지하철 3호선 안국역이 인접한 데다 주변 종로타워와 트윈트리타워 등에 SK계열사가 대거 입주, 도심 지역의 오피스 공실률이 역대 최저 수준(6.6%)으로 떨어진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호텔이나 오피스텔 입지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쪽으로는 남산타워가, 북으로는 경복궁과 청와대 인왕산 등이 보이고 맞은편에는 이건희 기증관이 위치한 송현숲이 위치해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인사동과 인접해 추후 관광업이 회복되면 숙박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북악산과 청계천을 끼고 있는 배산임수의 터로 풍수지리 상 입지가 우수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김욱 에비슨영 GCS사업부 이사는 “청와대·경복궁의 화려한 조망과 역사적인 풍수가 갖춰진 입지" 라며 “송현숲에 들어서는 이건희 기증관과 함께 서울의 또다른 랜드마크 건물이 세워질 수 있는 위치”라고 말했다.
올 들어 시중 금리가 빠르게 오르며 부동산 시장이 위축됐지만 서울 도심 내 개발 부지 및 건물 인수전은 여전히 뜨겁다. 최근 매각 입찰을 마무리한 서울 중구 서소문 동화빌딩은 토지평단가가 4억 원 이상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발을 앞둔 부동산은 시중 금리 영향이 크지 않아 본연의 가치로 높은 몸값을 받을 수 있다" 면서 "오피스의 경우 3.3㎡당 3000만 원이 넘으면 공사비 인상에 따른 영향도 적어 입지가 좋은 개발 부지의 인기는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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