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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다는 달러 빚 올해 들어 급증…갈수록 커지는 외환 수급 경고음 [조지원의 BOK리포트]

경상수지 줄어드는데 해외 투자 늘어

단기외채비율 41.9%로 10년 만에 최고

올해 1~6월 차입금 256.3억 달러 급증

정부는 외채 상환 능력 충분하다 평가

“급격한 자본유출 계기” 금통위원 경고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오승현기자




우리나라 은행들이 달러 빚을 늘리고 있다는 신호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로 들어오는 달러는 줄어드는데 해외 투자로 빠져나가는 달러가 늘면서 부족해진 외환을 빚으로 채워 넣는 상황이다. 단기외채가 급격히 늘어난 상태에서 경기 충격이 발생하면 급격한 자본유출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22년 2분기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6월 말 대외채무는 6620억 달러로 전 분기 말 대비 79억 달러 늘었다. 만기 1년 초과인 장기외채가 10억 달러 줄어든 반면 만기 1년 이하인 단기외채가 89억 달러 증가했기 때문이다. 단기외채는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의 차입금(132억 달러)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해외 직접 투자 등으로 국내 기업의 달러 수요가 늘어나자 은행이 달러 빚을 냈다는 설명이다.

가뜩이나 환율 방어로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상태에서 단기외채가 급증하자 대외지급능력을 볼 수 있는 ‘단기외채비율(단기외채/준비자산)’은 41.9%로 3개월 만에 3.7%포인트나 급등했다. 2012년 2분기(45.6%)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단기외채가 많을수록 시급히 상환해야 할 외채가 많다는 의미로 단기외채비율은 대외 건전성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단기외채비율이 높을수록 건전성이 좋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던 1997년 4분기(657.9%)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3분기(78.4%)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1일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초 발표된 국제수지 통계에서도 달러 빚이 늘어나는 현상이 관찰됐다. 금융계정을 살펴보면 올해 1~6월 기타투자(부채) 차입금은 256억 3000만 달러 늘었다. 지난해 1~6월 70억 7000만 달러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차입금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외환 공급은 줄어드는데 수요는 늘어나자 은행이 달러를 빌려다 쓰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경상수지가 과거 대비 줄어드는데 대기업의 현지 법인 투자 등 직접 투자와 시장 관계자의 증권 투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은행의 단기외채가 늘어났지만 외화유동성 상황이나 단기외채 세부 내역을 고려하면 외채 상환 능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은 6월 말 기준 122.8%로 규제 비율인 80%를 웃돌고 있다. LCR은 30일간 예상되는 순외화유출액 대비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고유동성 외화자산 비율을 말한다. 단기외채비율이 상승하는 것도 외환보유액 감소가 복합 작용한 결과로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미치지 않는다는 평가다.



18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그렇지만 우려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당장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더라도 외환 수급불균형이 지속되는 것은 경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외환 수급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순유출 전환했는데 이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단기외채가 계속 증가한다면 작은 충격에도 외화 자금이 유출되면서 시장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

국민연금과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의 해외 투자 수요가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한미 금리 역전도 불안 요소다. 과거 세 차례 내외금리차 역전 시기 모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지만 최근에는 미국 달러화 강세, 글로벌 경기 불안 등 변수가 크다. 당분간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출 여건 악화 등으로 기업의 외화 수요가 늘어나면서 외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한은 역시 단기간 내 기업들의 외화자금 수요가 둔화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월 금통위 회의에서 한 금통위원은 “지난 10여년 동안 외환수급 흐름을 보면 경상거래를 통한 외환 유입이 자본거래를 통한 외환 유출로 상쇄되는 가운데 전체적으로 순유입이 유지되는 기조적 흐름이었으나 최근에는 순유출이 지속되는 이례적 상황”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나타나면서 단기외채가 증가한 적 있는데 이는 이후 금융위기 상황에서 급격한 자본유출을 초래하는 계기가 됐다”고 경고했다.

※ ‘조지원의 BOK리포트’는 국내외 경제 흐름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경제학계 전반의 소식을 전하는 연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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