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국내 증시는 2530선으로 고점을 찍은 후 장기간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과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결국 2500선을 내준채 아쉽게 마감했다. 다음주는 근원 개인소비자지출(PCE) 지표와 시장의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잭슨홀 미팅(25~27일)이 예정돼 있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내 대표 기업들이 글로벌 수요둔화와 원가상승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견고한 2분기 실적을 거둔 점은 고무적이다. 전문가들은 대외변수 확대로 다음주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실적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상단과 하단을 모두 각각 2550에서 2450으로 제시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9일 전 거래일 대비 15.36포인트(0.61%) 내린 2492.69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2일 2527.94 대비 35.25포인트(1.39%) 하락했다. 이번 주 지수를 끌어내린 주체는 기관이다. 기관투자가는 8621억 원 코스피를 팔았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4304억 원, 4253억 원을 사들였다.
코스닥은 지난주 종가(831.63)보다 17.46포인트(2.1%) 내린 814.17에 마감했다. 코스닥에서는개인이 홀로 4429억 원을 사들였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3189억 원, 546억 원을 팔아치웠다.
코스피는 2500선에서 지지력 테스트를 받았으나 이번주 원·달러 환율이 재차 급등하며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와함께 약 두 달 동안 코스피가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상승)를 이어가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점도 부담이 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반등과 하방경직성을 높여준 데에는 외국인 자금 유입의 효과가 컸다”며 “다만 이번주 들어 달러 강세 압력 증폭에 따른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면서 외국인 수급에 비우호적인 여건이 형성돼 코스피 상단이 제한받았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다음주 발표되는 PCE지표와 잭슨홀 미팅에 주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등 미국 은행권에선 물가 상승세가 아직 고점에 이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12월이 돼야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BoA는 PCE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목표치인 2.5% 이내로 떨어지는 시기도 2024년 말로 제시하며 물가 정점론에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또는 이후 연준 정책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금석 성격을 갖는 잭슨홀 미팅(25~27일)도 분수령이다. 미국 잭슨홀 미팅은 매년 각국의 중앙은행 인사들이 모여 경제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해당 미팅에서 중앙은행 인사들이 매파적 태도를 취할 경우 주식시장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에서 향후 연준 행보에 대한 큰 힌트가 없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현 시점은 중앙은행이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하기보다는 데이터 후행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입장을 피력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앙은행의 신뢰을 높여야 할 것이라는 당위성을 강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연준이 임금·물가 스파이럴(임금 상승이 물가상으로 이어지는 현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지속적인 물가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이 추구하는 완연한 수요둔화라는 정책 효과가 지표로 확인될 때까지 매파적 스텐스를 지속할 것”이라며 “연준은 긴축 속도조절 완화 기대감 등 금융시장의 오해에 대한 간극을 좁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시즌이 나쁘지 않게 나오며 주가가 선방한 만큼 다음주에도 실적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변수에 대한 사주경계가 커질수록 실적 모멘텀을 보유한 투자대안의 전략 및 전술적 가치는 커질 것”이라며 “시장이 숨 고르기를 하는 과정에서 자동차·정유·운송·방산·음식료 등 실적주에 대한 비중을 늘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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