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이른바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지지자들을 만나 “저는 좌파가 아니다. 진보라기보다 사실상 보수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지난 24일 경기도 수원 장안구민회관에서 진행된 경기 지역 당원 및 지지자들과의 만남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그냥 저는 이 수구적인 기득권 사회, 비정상인 사회를 조금이라도 정상 사회로, 상식 사회로 바꾸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저는 진보라기보다는 상식과 원칙의 회복을 바라는 사실상 보수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서 있는 바닥이 기울어져 있으니까 똑바로 서도 왼쪽에 가까워 보이는 것”이라며 “제가 서 있는 것 자체가 중간이 아니고 왼쪽으로 기울었다고 하는 것은 우리가 서 있는 땅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기울어진 세상을 제대로 펴면 아마 언젠가는 제대로 보이지 않겠냐”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당 안팎에서 ‘악성 팬덤’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을 두고 "극렬팬덤 뭐 어쩌고 그러는데 우리는 절대 그러지 않다. 우리는 그런 수준 낮은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나 사회 활동, 공동체 활동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설득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설득해서 공감을 얻어야 될 상대방한테 험한 표현을 하면 공감하겠냐”라고 했다.
또 “사람들은 아홉 가지 단점이 있어도 한 가지 장점이 있을 수 있다”며 “그래서 장점을 많이 보면 좋은 사람이 되고 단점을 많이 찾으면 삶이 나빠진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아울러 지지자들에게 “제가 여태까지 강조한 게 기사에 공감 하나라도 누르라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누구는 돈 주고도 하잖냐. 기사 1개에 240원이라는 얘기도 떠돌던데 댓글 알바가 진짜 있긴 있나 보다”라며 “하여튼 단가가 500원이라고 치면 우리가 10번 누르면 5000원을 번 것인데, 남들은 먹고 살려고도 하는데 우리 어차피 하는 김에 (하자)”라고 온라인 여론 조성 활동을 독려했다.
‘팬덤 정당’과 ‘대중 정당’ 사이에서의 고민도 언급했다. 이 후보는 “정치를 할 때 우리가 적극 지지층만 보고 정치를 할 수는 없다”며 “표현이 적절치 않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소위 말하는 집토끼를 잡으려고 하다 보면 산토끼를 놓친다. 또 산토끼 잡으러 열심히 가면 집토끼가 도망간다”고 했다.
이어 “전략적으로 볼 때 우리가 모든 전투에서 이겨야 전쟁을 이기는 것은 아니다. 가끔씩은 전략적으로 전투를 져주기도 한다”며 “이제 앞으로도 우리가, 특히 제가 이런 일을 많이 겪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압도적 다수의 당원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우리 국민들께서 저한테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저는 대충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제가 앞으로 만약에 여러분의 도움으로 당 대표가 우연히 된다면 수없이 많은 결정을 해나가고 또 결단하고 판단해야 될 텐데 그때 바로 이런 문제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며 “적극 지지자 입장에서 보면 왜 ‘저것도 못해’ 할 수도 있지만 외연을 넓히는, 전체의 공감을 늘려가는 한 과정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야 된다”고 지지자들의 이해를 구했다.
이 후보는 이달 21일까지 진행된 민주당 당대표 권리당원 투표에서 누적 득표율 78.35%로 1위를 차지했다. 경쟁자 박용진 후보(21.65%)의 세 배가 넘는 득표다.
민주당 지역경선은 오는 27일 서울·경기 합동 연설회를 마지막으로 끝이 난다. 마지막 날인 28일엔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발표되는 대의원 현장 투표 결과와 2차 국민 여론조사 및 일반당원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대의원 30%+권리당원 40%+국민 여론조사 25%+당원 여론조사 5%)해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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