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4년째 이어진 등록금 동결에도 4년제 사립대 적립금은 꾸준히 늘어나 지난해 8조 원을 넘어섰다. 학생 수 감소로 교육용 재산을 매각한 뒤 이를 적립한 결과로 풀이된다. 기부금은 찔끔 늘어나는 데 그쳐 대학 재정 확충을 위해 기부 문화를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가 31일 발표한 ‘2022년 8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4년제 사립대 적립금 총액은 8조 1353억 원으로 전년(7조 9332억 원)보다 2021억 원(2.5%) 늘었다. 적립금은 사립대가 건물 신축 비용 충당, 장학금 지급, 연구 장려 등을 위해 쌓는 기금이다. 사립대 적립금 중 건축기금이 46.2%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특정 목적 기금(27.0%), 장학기금(16.8%), 연구기금(9.0%), 퇴직기금(1.0%) 순으로 조사됐다.
등록금 동결 정책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립대 적립금이 늘어난 것은 교육용 재산 매각 때문으로 분석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 수 감소로 인해 대학 내 유휴 교육용 재산을 매각한 경우가 많았고 이 매각 대금을 적립하면서 적립금 총액 규모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구체적 원인을 파악하려면 세부 분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립대 적립금 운영 실태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립대 기부금 총액은 2021년 기준 5737억 원으로 전년(5596억 원)보다 141억 원(2.5%) 증가했으나 2019년(6310억 원)에 비해서는 약 90% 수준에 그친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업 활동이 위축되면서 발전기금 기탁 등 기부 활동이 다소 위축된 결과로 분석된다. 재정난을 겪는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반적인 대학 교육·연구비 지표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1인당 교육비는 1708만 4000원으로 전년(1616만 5000원)보다 91만 9000원(5.7%) 증가했다. 교육비에는 재학생을 기준으로 학교가 학생의 교육과 교육 여건의 조성을 위해 투자한 비용인 인건비, 운영비, 장학금, 도서 구입비, 실험실습비, 기계기구 매입비 등이 포함된다.
코로나19 재난 장학금이 줄면서 일반·교육대학의 장학금 총액은 4조 5379억 원으로 전년보다 1198억 원(2.6%) 감소했다. 학생 1인당 장학금도 연간 333만 5000원으로 3000원(0.1%) 감소했다. 한국장학재단 학자금 대출을 이용한 학생 수는 40만 9693명으로 전년보다 2만 7264명(6.2%) 감소했다. 학자금 대출 이용률도 12.7%로 0.6%포인트 하락했다.
전임교원이 연구를 위해 교내·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민간·외국 등에서 지원받은 비용인 연구비 총액은 7조 2408억 원으로 7166억 원(11.0%) 늘었고, 전임교원 1인당 연구비도 1억 60만 8000원으로 1112만 2000원(12.4%) 증가했다.
전문대학은 학생 1인당 교육비가 2020년 1038만 7000원에서 지난해 1118만 4000원으로 79만 7000원(7.7%) 늘었다. 장학금은 같은 기간 1조 5026억 원에서 1조 4082억 원으로 944억 원(6.3%) 줄었다.
지난해 기준 사립 전문대의 적립금은 2조 4766억 원으로 전년도(2조 4923억 원)에 비해 157억 원(0.6%) 감소했으나 기부금은 2020년 373억 원에서 지난해 458억 원으로 85억 원(22.8%)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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