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OTT다방] 임신 테스트기를 사이에 두고 바뀌는 운명, 넷플 버전 인생극장 '두 인생을 살아봐'

교차하며 보여지는 두 평행 세계

'리버데일' 릴리 라인하트 주연



직접 맛보고 추천하는 향긋한 작품 한 잔! 세상의 OTT 다 보고 싶은 ‘OTT다방’


넷플릭스 ‘두 인생을 살아봐’ 예고편 캡처




90년대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TV 인생극장’은 “그래, 결심했어!”라는 유행어와 함께 순간의 선택이 인생을 좌우한다는 큰 교훈을 남겼다.

넷플릭스 영화 ‘두 인생을 살아봐’(감독 와누리 카히우)는 2022년 버전 ‘TV 인생극장’을 보는 듯 하다. 내털리(릴리 라인하트)는 절친 카라(아이샤 디)와 LA로 이주해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는 게 꿈이다. 그러나 그는 대학교 졸업식 날 친구 게이브(대니 라미레즈)와 하룻밤을 보내고, 변기 위에서 임신 테스트기를 꺼내며 두개의 평행 현실 앞에 놓인다. 임신한 상태로 고향 텍사스에 남는 것과 그렇지 않은 상태로 커리어를 쌓기 위해 LA로 떠나는 것.

‘TV 인생극장’에서는 보기에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 선택지가 좋은 결과를 주로 가져오는 편이었다. 이 영화 역시 그렇게 뻔하게 흘러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두 인생은 살아봐’는 지금이 2022년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영화는 두 평행 현실을 지속적으로 교차하며 보여준다. 아기를 가진 내털리는 우울하게 고향 오스틴으로 돌아간다. 비록 LA는 갈 수 없지만 그의 선택을 지지해 주는 부모님과 아기 아빠 게이브가 그를 맞이한다. 딸 로지를 낳은 이후, 내털리는 꿈을 멈춘 채 집에만 있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다. 로지의 부모로서 같이 살자는 게이브의 제안도 홧김에 거절하며 이유 모를 우울감에 시달린다.

임신하지 않은 내털리에게는 앞으로 행복할 일만 가득할 것처럼 보인다. LA에 온 그는 동경하던 일러스트레이터 루시 갤러웨이(니아 롱)의 어시스턴트가 되고, 새로운 사랑인 제이크(데이비드 코런스웻)도 만난다. “여기가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고 말하는 내털리에게는 행복만이 가득해 보인다.

내털리 역이자 이 영화의 제작 프로듀서이기도 한 릴리 라인하트는 미국 드라마 ‘리버데일’의 베티 쿠퍼 역으로 우리에게 익숙하다. 그는 섬세한 연기로 두 선택 상황을 모두 보여줘야 하는 내털리의 서사에 생동감을 더한다. 임신 테스트기를 확인할 때의 내털리는 임신한 상황과 비임신 상황 모두 비슷한 분위기를 띄지만, 이야기가 전개되어 갈수록 고향에서 아이를 키우는 내털리와 LA로 이주한 내털리는 점차 다른 사람으로 변모한다. 결말부에서 배우는 살아온 인생만큼이나 다른 내털리의 두 모습을 어조와 눈빛만으로도 다르게 보여준다.





두 이야기는 새 국면을 맞이한다. 오스틴의 내털리는 집에서 육아 틈틈이 블로그에 딸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만화를 연재했는데, 이 만화가 입소문을 타게 된다. 굴지의 예술 축제에도 초청받은 내털리. 게이브에게 그동안 싹텄던 마음도 고백한다. 내털리가 계속 바랐던 일들이 아주 천천히 일어난 뒤, 아주 빠르게 이뤄졌다.

LA의 내털리에게는 역경이 몰아친다. 새로운 직장을 위해 떠난 남자친구와는 사이가 소원해지고, 회사에서는 자신만의 색깔이 없다고 해고당한다. 내털리는 자신의 인생 계획대로 나오지 못한 결과물들에 대해 슬퍼한다. 그러나 내털리는 절치부심해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영화제 단편 경쟁 부분에도 진출한다. 우연히 만난 게이브와는 임신 테스트를 했던 일을 지나간 추억으로 이야기하고, 회사에서도 다시 스카웃 제의를 받는다. 남자친구 제이크 역시 영화제에 깜짝 방문하며 내털리는 다시금 행복을 느낀다.

영화는 동일한 상황 앞에서 달라지는 내털리의 반응을 통해, 달라진 삶을 살게 된 두 사람을 그린다. 이는 세계관 충돌과도 같아 보인다. LA의 내털리가 제이크와의 관계 발전을 위해 마시던 와인을, 오스틴의 내털리는 육아 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마신다. 만날 수 없을 것 같던 사람들도 운명처럼 만난다. 오스틴의 내털리는 우연히 간 식당에서 LA의 애인인 제이크와 부딪히고, 상사인 루시와 같이 일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두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상이하다. 두 내털리는 각각 딸 로지, 그리고 내 목소리를 찾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영화는 어떤 선택을 해도 괜찮을 거라고 따뜻하게 위로한다. 아무리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해도 후회는 있고, 최악의 선택이었다고 해도 예상치 못한 좋은 일이 생긴다는 것. 결국 나에게 잘못된 선택은 없다는 메시지를 선사한다. 선택을 하는 것도, 그 선택에 따라 행동하는 것도 결국 나 자신이기 때문에 결국 나쁘지 않은 결과를 가질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마지막 부분, 두 내털리는 대학 시절 살던 집에 잠시 걸어 들어간다. 임신 테스트기를 확인하던 과거의 자신을 만난 그들은 “모든 게 괜찮을 것”이라고 겁에 질린 그를 위로한다. 영화는 우리의 모든 선택을 응원할 것이라는, 뻔하지만 살아가는 데에 꼭 필요한 메시지를 친절하고 따뜻하게 전달한다.

◆ 시식평 - 최선을 다한다면 그게 최고의 선택



+요약

제목 : 두 인생을 살아봐(Look Both Ways)

장르 : 로맨틱 코미디

출연 : 릴리 라인하트, 대니 라미레즈, 아이샤 디 외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공개일 : 2022년 8월 17일

러닝타임 : 1시간 50분

볼 수 있는 곳 : 넷플릭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