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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환율에 외국인 9월 들어 순매도 전환

8월 환율 고공행진에도 외인 국내 주식 4조 원 순매수했지만

강달러 기조 누그러지지 않자 9월 들어 매도 우위로 돌아서

2일 원·달러 환율 1360원 넘어서…13년 5개월 만에 최고점

지난 2일 원/달러 환율은 7.7원 오른 달러당 1362.6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09년 4월 1일(1379.5원) 이후 가장 높았다. 사진은 이날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외국인이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매도 우위로 돌아서는 등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환율이 고공행진하는 와중에도 약 4조 원 규모를 순매수했지만, 이달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목전 앞에 두자 다시 '팔자' 포지션으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한 달 간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코넥스)에서 3조9837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올해 외국인의 월 간 순매수 규모 중 가장 큰 수치다. 외국인이 순매도를 기록한 날은 10일(-1821억 원)과 12일(-61억 원) 단 이틀에 그쳤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우선주 제외)에서는 1위 삼성전자(005930)를 1314억 원어치, 2위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5788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000660)(2417억 원), LG화학(051910)(1874억 원), 현대차(005380)(5297억 원), 삼성SDI(006400)(5332억 원), 기아(000270)(1765억 원)도 사들였다.

이처럼 지난달까지 만해도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높이며 고공행진 하는 상황에서도 환율에 민감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은 심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을 쏟아낸 이후 강달러 기조가 누그러지지 않자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원·달러 환율은 13년 4개월 만에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350원을 돌파했다. 그 후에도 지속해서 고점을 높이면서 이달 2일에는 달러당 1362.6원에 거래를 마치며 1360원까지 넘어섰다. 이는 종가 기준 2009년 4월 1일(1379.5원) 이후 13년 5개월 만의 최고점이다.

이에 외국인은 이달 1∼2일 2거래일 동안에만 6748억 원을 순매도했다. 1일에 4249억 원, 2일에 2499억 원을 각각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대량 매도세에 지난달 31일 2472.05로 마쳤던 코스피는 이달 2일 2409.41에 마감하며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807.04에서 785.88로 주저앉았다.

증권가에선 미국이 자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는 만큼 강달러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외국인 수급 악화로 연결돼 국내 증시의 하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연준이 곧 열리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 역시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0.75%포인트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연설 이전에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있음에도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시장에서 연속적인 순매수세를 보였다"며 "지난 7∼8월 외국인의 순매수세에는 달러 강세가 어느 정도 고점에 근접했고, 내년 금리 인하 사이클을 예상해 달러 강세가 진정될 것을 기대한 것이 일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연설 이후 내년에도 미국 기준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커지자 달러 강세 흐름이 예상보다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외국인도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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