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서울과 수도권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인명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신림동 참변' 소식을 전하며 "반지하(banjiha)에서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현실은 영화 '기생충'보다 심각하다"고 지적했던 영국 BBC가 다시 한 번 반지하에 주목했다.
이번 사태로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살던 일가족 3명이 숨지자 서울시는 지난달 10일 반지하의 '주거 목적 용도'를 전면 불허하고, 10~20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주거용 지하·반지하 건축물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BBC는 반지하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을 직접 만나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한 주민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비가 오면 생존이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언급에 “안타깝지만 그게 나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지금 살고 있는 반지하의 3분의 1도 안되는 공간에서 살았다”며 “반지하는 나에겐 5성급 호텔”이라고도 했다. 이 주민은 이어 “평생 벌어도 반지하를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며 “나 같은 사람에겐 반지하가 유일한 선택지”라고 덧붙였다.
아이 둘과 반지하에 살고 있는 가족도 소개했다. 가장은 “아이들에게 하늘을 볼 수 있는 아파트에서 살게 하는 것이 평생의 꿈이지만 반지하 말고는 갈 데가 없다”며 반지하 주거시설 제거에 반대했다.
BBC는 반지하를 세놓고 있는 집주인도 인터뷰했다. 80대의 할머니는 “못 먹고 못 입고 평생을 저축해 이 집을 마련했다. 지금은 임대수익으로 병원비도 내면서 살고 있다”며 “그게 없으면 무엇으로 사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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