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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가스 중단, 금융위기 촉발할 수도”…스웨덴, 전력업체 긴급 유동성 공급

■러, 노르트스트림1 가스공급 무기한 중단

전기가격 폭등에 담보금 부담↑

"수천억 크로네 규모 지원"밝혀

핀란드 정부도 유사 조치 준비

EU차원서 대응 방안도 논의

佛 "가동중단 원전 전면 재가동"

내달부터 32개 매주 순차 돌입

아르셀로미탈 獨 공장 2곳 등

에너지난에 생산 차질도 확산

스테판 잉베스 스웨덴 중앙은행(릭스방크) 총재(왼쪽부터), 미카엘 담버그 재무장관, 마그델레나 안데르손 총리, 에릭 더딘 금융감독청장이 토요일인 3일(현지 시간) 스톡홀름에서 열린 합동 기자회견에서 금융안정을 위해 전력 회사들에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을 무기한 중단하면서 겨울철을 앞둔 유럽의 에너지·경제 위기감이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총리가 직접 “최악의 경우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며 전력 회사들에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고 프랑스는 유지·보수를 이유로 중단한 원전의 전면 재가동을 결정했다.

3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재무장관, 금융감독청장, 중앙은행 총재를 대동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력 회사에 수천억 크로네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안니카 사리코 핀란드 재무장관도 트위터에 “핀란드 정부도 비슷한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력 회사들은 전력도매시장에서 전기를 사고팔기 위해 담보금을 납부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전기 가격 폭등으로 담보금 부담이 급증한 반면 은행들이 전력 회사들에 신규 대출을 꺼리면서 단기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핀란드 에너지 업체 포르툼은 지난주 초 “북유럽 전력 시장에서 담보 부담이 일주일 새 10억 유로 증가한 50억 유로(약 6조 8000억 원)로 불어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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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 스웨덴의 안데르손 총리는 “전력 회사의 담보 부담이 주식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며 “러시아의 천연가스 무기한 공급 중단이 우리의 금융 안정성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에릭 더딘 금융감독청장도 “전력 회사들이 매우 심각한 압박에 처해 있다”며 “유동성 공급이 없다면 이들 회사는 파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웨덴 의회는 유동성 공급안을 승인하기 위해 5일 개회할 예정이다. 안데르손 총리는 5일 주식시장이 마감하기 전에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 에너지 당국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9일 열리는 긴급 에너지위원회에서는 유럽 내 유동성 위기에 처한 전력 회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천연가스 가격상한제, 유럽 전력 시장 중장기 개편 방안 등도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경우 유지·보수를 위해 가동을 멈춘 원전을 모두 재가동하기로 했다. 아녜스 파니에뤼나셰 프랑스 에너지전환부 장관은 앞서 2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주재한 에너지 관련 회의를 마친 후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운영하는 56개의 원자로 중 32개가 기술적 문제나 유지·보수를 위해 가동이 중단된 상태”라며 “10월부터 매주 순차적으로 원자로를 재가동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유럽에서는 이미 에너지 위기로 생산에 차질을 빚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최대 철강 제조사인 아르셀로미탈이 전날 독일에 있는 2개 공장의 가동 중단을 공지했다고 전했다. 치솟는 에너지 요금 때문에 공장을 돌릴수록 손해를 본다는 이유에서다. WSJ는 특히 에너지 소비가 많은 비료·철강·유리 제조 업체의 어려움이 크다고 전했다.

앞서 2일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은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에 대한 가격상한제를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G7은 화상회의 후 “향후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은 특정 가격 이하에 구매된 경우에만 해상 운송 서비스 제공 등을 가능하게 하는 방식으로 원유·석유제품 가격상한제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유 상한제는 12월 5일, 석유제품은 내년 2월 5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서방의 이 같은 결정에 러시아는 노르트스트림1 가동 무기한 중단으로 맞불을 놓았다. 이날 가스프롬은 “가스관 정기 점검 중 누출이 발견됐다”며 가스 공급 완전 중단을 공지했다. 가스프롬은 정기 유지·보수를 이유로 지난달 31일부터 사흘간 가스관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으나 아예 무기한 중단으로 돌아선 것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가스관 점검 중 누출은 통상적인 것으로, 이로 인해 가동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억지 주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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