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경한 금리 인상 입장으로 전세계 주식 시장이 충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 트레이더들이 동남아시아로 몰려가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코로나19 이후 이 지역에 부는 관광 붐과 탄탄한 국내 수요, 순풍을 단 원자재 수출 등으로 경제 전망이 밝아지자 글로벌 뭉칫돈이 이들 지역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대비 MSCI아세안 주식 인덱스는 3% 가량 올라 2%에 못 미친 MSCI월드인덱스, 약 -2%를 기록한 MSCI 아태평양 인덱스를 앞질렀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에서 이달 들어 싱가포르를 제외한 동남아시아 지역에 24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을 향해 달려가면서 이들 지역에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고, 내수 역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원자재 수출도 순조롭게 진행 되고 있는 것도 주요 원인이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 내 대부분의 거대 경제국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5%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산운용사 로베코홍콩의 조슈아 크랩 아태평양 주식 부문 대표는 “동남아 지역 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외국인직접투자(FDI)가 늘고 있고 장기적인 경제구조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시장 참여자들이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져도 2013년과 같은 신흥국 자금 엑소더스 현상은 동남아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 때보다 동남아 경제의 펀더멘털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BNP파리바의 마니시 레이차우두리 아태평양 주식조사 부문장은 "우리는 여전히 인도와 남아시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며 "팬데믹 이후의 경제 회복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크레디트스위스 역시 지난주 투자노트에서 한국과 대만에 대한 투자 비중을 가장 크게 줄이면서 아세안에 대한 투자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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