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일정이 10월 16일로 확정됐다. 정치의 계절이다. 참석자 선정은 통상 6월 말에 완료된다. 이번 32개 지방정부(대만 포함) 대표 선정은 예정대로 6월 말에 완결됐다. 하지만 중앙정부 및 군부의 결정이 늦어져 8월 말에야 최종적으로 확정됐다. 지방 대표 1608명, 정부·기관 대표 692명 등 총 2300명이다. 군부 대표가 304명으로 가장 많았다. 향후 5년간 중국을 이끌어갈 최고 지도부를 선출하게 된다.
가장 주목을 끄는 부분은 계급정년제 유지 여부다. 정치국 위원(상무위원 포함) 및 국무위원 임명 시 67세, 부처 장관 및 지방정부 당 서기 및 장관의 경우 65세 퇴임을 불문율로 해오고 있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과 관련해 계급정년제가 문제다. 시 주석이 1953년생으로 69세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의 지도부 임명은 상기 불문율을 엄수하고 있었다.
지난 10년간 인사는 직간접적으로 시 주석의 입김이 충분히 반영됐을 것이다. 현 정치국원, 국무위원, 부처 장관, 지방정부 당 서기 및 시장·성장 등 총 118명에 대한 연령 분석을 해봤다.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었다. 제도를 깰 것 같지는 않다. 정년 2년 연장 카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중국이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정년 연장이라는 명분을 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5명의 정치국 위원 가운데 7명 정도를 교체할 수 있다. 1960년대생 중앙 부처 장관과 베이징·톈진·상하이·충칭 등 4개 특별시 지도자가 주목된다. 또한 1조 달러 이상의 경제 규모를 가진 광둥성·장쑤성·산둥성·저장성 등의 지도자도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생이 발탁될 것이다. 그만큼 예측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들의 정책 성향은 어떨까? 현직의 평균 연령은 정치국 위원 및 국무위원 68세, 중앙 부처 장관 62세, 지방정부 당 서기 62세, 지방정부 시장·성장은 59세로 각각 집계되고 있었다. 결국 차기 지도부의 구성은 현직 지도부보다 약 3~5세 젊어질 것으로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평균적으로 55~65세가 최고 지도부를 형성할 것이다. 또 중요한 요소가 사회의 중견은 대체로 40~55세다. 이들이 15세 전후에 겪은 트라우마나 사회적 충격이 시대정신과 역사관을 형성했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사실 현재의 정치국 위원들은 평균적으로 1960년대 말 문화대혁명 시기의 향수와 트라우마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시 주석을 포함해 일부 정책의 과격성과 좌편향성을 읽을 수 있는 배경이다. 새 지도부의 주축이 될 55~65세가 15세였을 때는 1970년대였다. 미중 데탕트에 이어진 개혁·개방 세대라고 평가할 수 있다. 1인당 소득 1만 달러 달성에 목말라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유학도 꿈꾸었던 세대다. 물론 세계 금융 위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퇴임 시 보인 의회 총격 사건 등을 목격해 미국의 위력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의 경제력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 2500달러, 경제 총량 규모 17조 7000억 달러로 미국의 75% 정도 된다. 적어도 규모 면에서 경제 대국으로 옮아가고 있다. 하지만 저변에는 미국의 주도권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결국 향후 5년간의 지도부는 경제 강대국을 추구할 것이다. 경제 강대국이 되자면 몇 가지 요소가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경제력의 크기가 결정적이다. 자연히 중기적으로 1인당 소득 3만 달러를 추구할 것이다. 또한 독특한 중국 고유의 문화가 반영된 제품이 나와야 할 것이다. 그만큼 혁신에 매몰될 것이다. 저돌적으로 이를 추구할 것이다. 첨단 기술을 얻기 위해서 무리수를 둘지도 모른다. 이런 중국과의 관계 정립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단단한 각오가 있어야 한다. 우리 목소리를 내면서도 더욱더 탄탄해져야 한다. 일부에서 미중 기술 냉전을 보면서 중국을 악마화하는 행태를 나타내고 있다. 지나치다. 수교 이후 과거 한 세대 기간 동안 해왔던 우리의 대중 협력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정부와 지식인의 책무가 훨씬 무거워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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