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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갤러리 마다 완판…'프리즈 서울' 나흘만에 6500억 팔았다

[프리즈 서울…5일 폐막]

15년간 국내 거래액 4000억인데

연일 '솔드 아웃'…단숨에 웃돌아

메슬러 신작 12점 이틀새 다 팔려

폰타나作 등으로 판갈이도 진행

닷새간 1조 팔린 홍콩 아성에 도전

亞 미술시장 중심으로 기대감 커져

조지 콘도의 ‘붉은 초상화의 구성’. 스위스 갤러리 하우저앤드워스가 약 38억 원(280만 달러)에 출품해 개막 첫날인 2일 VIP 오픈과 동시에 판매됐다. 사진 제공=하우저앤드워스




“VIP 세일 이후 분위기를 집계한 프리즈 주최 측이 판매 총액 6500억 원 정도를 예상하네요. ‘프리즈 서울’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뉴욕의 한 갤러리 관계자)

‘설마’ 했던 기대가 현실로 이뤄졌다. 세계 양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Frieze)’가 아시아 첫 진출로 택한 ‘프리즈 서울’이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C·D홀에서 개막한 후 첫날 일부 부스의 ‘완판 행진’과 함께 순항하며 5일 나흘간의 대장정을 끝냈다. 프리즈 측은 폐막 이후에도 전체 작품 거래액을 공개하지는 않는다. 다만 매출을 밝힌 일부 갤러리와 현장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한 판매 총액은 65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아트페어 특성상 행사 종료 이후에도 거래가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첫해 ‘프리즈 서울’의 성과는 전성기 때 닷새 동안 1조 원 이상을 팔아치운 ‘아트바젤 홍콩’의 아성을 넘볼 수 있을 듯하다. 6500억 원의 매출은 국내 미술 시장 연간 거래 총액을 웃돈다. 지난 15년간 한국의 미술 시장 규모는 4000억 원 내외였으며 5000억 원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다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보복소비와 유동성 완화로 9223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한국국제아트페어 키아프(kiaf)가 기록한 사상 최대 매출액 650억 원과 비교하면 10배다. 월드컵 국가대표와 국내 리그팀의 간극 같은 격차다.

한국에서 열린 아트페어에 처음 참가한 갤러리 LGDR은 조엘 메슬러의 작품 ‘무제(희망)’ ‘무제(기쁨)’ 등의 작품을 선보였고 2일 개막 첫날 ‘완판’을 기록한 후 다음 날 새로운 작품으로 전시를 새로 꾸렸다. 사진 제공=LGDR


예견된 성공?


식물이 무성한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금박 풍선 재질의 글자를 배치해 밝고 희망적인 분위기를 전하는 미국 작가 조엘 메슬러. 한국에서 열린 아트페어에 처음 참가한 갤러리 LGDR은 첫날 메슬러의 개인전 형식으로 신작 12점을 전시해 단숨에 ‘완판’했다. 작품가는 6억 2000만 원(45만 달러)부터 4000만 원(2만 5000달러)대까지 다양했다. 벽에 걸었던 기존 작품을 떼고 새 그림을 다시 거는 ‘판갈이’가 진행됐다. 뉴욕에서 일해온 유현이 LGDR 디렉터는 “VIP 오픈일 저녁에 급히 작품을 교체해야 했고 3일 전시부터는 루치오 폰타나, 조지 콘도, 미칼린 토마스 등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새롭게 선보였다”면서 “홍콩이 중심이던 아시아 미술 시장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벨기에 화랑 자비에위프켄스는 조각·설치·콜라주·회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미국 작가 스털링 루비의 신작 시리즈(5억 2000만~6억 5000만 원대)를 개인전 형식으로 선보였고 개막과 동시에 ‘솔드아웃’을 기록했다.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 모두에 참가한 갤러리 페로탕은 양쪽 부스 모두 첫날 ‘완판’을 신고했다. 2016년 서울에 진출한 페로탕은 최근 도산공원 인근에 ‘서울 2호점’을 개관했다. 미국 LA에 기반을 둔 갤러리 블럼앤드포는 ‘단색화’ 작가 하종현과 일본 작가 요시모토 나라 등의 작품을 중심으로 부스를 꾸렸고 아시아 각지에서 온 컬렉터들의 관심을 받으며 첫날 완판을 기록했다.



조지 콘도, 루이스 부르주아 등을 선보인 '프리즈 서울'의 하우저앤워스 갤러리 부스 전경. /사진제공=하우저앤워스


스위스 갤러리 하우저앤드워스는 40억 원(280만 달러) 상당인 조지 콘도, 약 25억 원(180만 달러)인 마크 브래드포드의 작품 등 14점을 개막 1시간 만에 팔아치웠다. 하우저앤드워스뉴욕의 새라 천 디렉터는 “래시드 존슨의 작품은 일본의 사립 미술관에, 귄터 포그의 작품은 한국계 개인 컬렉터와 중국 컬렉터에게 각각 판매됐다”면서 “우리 갤러리 성격을 보여줄 수 있는 여러 작품이 한국뿐 아니라 더 넓은 지역의 컬렉션에 소장될 수 있어 기쁘고 이번에 새로운 인연을 상당수 만날 수 있어 보람 있다”고 말했다. 4월 강남구 청담동에 서울 갤러리를 연 글래드스톤이 부스 중앙에 걸었던 약 34억 원(250만 달러)의 로버트 라우션버그 작품도 새 주인을 찾아갔다.

글래드스톤 갤러리가 출품해 약 34억원(250만 달러)에 판매한 로버트 라우션버그의 작품. /조상인 기자


내년을 더 기대!


런던에서 시작된 프리즈의 최고경영자(CEO) 사이먼 폭스는 개막 상황을 지켜본 후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프리즈 뉴욕은 60곳 정도의 갤러리가, 프리즈 LA에는 100여 곳이 참가하는데 110개의 갤러리가 참가한 ‘프리즈 서울’은 런던(약 300개)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라면서 성공을 기대한 자신들의 예상이 빗나가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폭스 대표는 한국을 택한 이유에 대해 “한국은 예술가·미술관·갤러리·수집가의 기반이 독보적”이라며 “지금 K팝·영화·드라마·패션·건축 등 한류(韓流)가 전 세계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으로 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프리즈 서울’ 개최에 맞춰 방한한 미술경매사 크리스티의 프랑시스 밸린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은 “한국 미술의 저력이나 미술계 인프라가 탄탄하다”면서 “더욱이 한국과 서울이라는 매력적인 곳을 누가 좋아하지 않을 수 있느냐”며 문화 도시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올해 초 ‘프리즈 LA’에 이어 5월 열린 ‘프리즈 뉴욕’을 모두 참관한 아트컨설턴트 엄태근 크리에이티브리소스 대표는 “미국에서 열린 2건의 프리즈를 압도할 만큼 ‘프리즈 서울’의 분위기가 좋았다”면서 “내년에는 참가 갤러리들이 얼마나 더 좋은, 더 파격적인 작품을 갖고 올지 아시아 애호가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프리즈 서울’은 ‘키아프 서울’과 5년간 같은 기간에 공동 개최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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