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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하이에크 국제상





1975년 어느 날 마거릿 대처 당시 영국 보수당 당수가 보수주의 계열의 한 연구소를 찾았다. 마침 연구소에서는 한 강연자가 청중 앞에서 “영국 보수당은 극단적인 좌파 또는 우파 정책을 피하고 중도 실용 노선을 택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이를 지켜본 대처는 강연자의 발표를 중단시킨 후 가방에서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역저 ‘자유의 헌법’을 꺼내 들고 “우리는 이것을 믿습니다”라고 단호하게 외쳤다. 그는 대학 시절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을 읽고 신자유주의 사상에 심취해 있었다. 대처는 총리를 지내면서 신자유주의를 정책 노선으로 구체화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하이에크재단 국제상’을 수상했다.

하이에크 국제상은 2001년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대가인 하이에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하이에크 출판상’과 함께 제정됐다. 하이에크재단은 민주주의 가치와 시장경제 원리를 지키는 데 앞장선 이들을 선정해 격년제로 수상자를 발표한다. 재단은 1999년 5월 하이에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독일 프라이부르크에 본부를 두고 있다. 2005년에는 경제학자 출신의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전 총리가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197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하이에크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경제학자로 과도한 정부 개입 반대와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주창했다. 하이에크의 경제 철학은 1980년대 자유시장, 작은 정부, 감세 등을 앞세운 레이거노믹스와 대처리즘의 이론적 토대가 됐다. 그는 시장의 자생적 질서를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엄격한 통화 관리를 통해 인위적인 화폐 공급을 자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올해 하이에크 국제상을 수상한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가 기념 연설에서 “많은 이들이 ‘러시아와 협력하고 러시아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으나 이는 실수였다”고 비판했다.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확대에 나섰던 유화정책이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엄중한 경고다. 우리도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등 핵심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중국에 경제적으로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공급망과 시장 다변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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