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안동 하회마을에 英 여왕 추모공간 생긴 이유…과거의 인연

1999년 하회마을·인사동 등 방문…방한 당시 환대 여러차례 언급

지난 1999년 방한 당시 안동 하회마을에서 생일상을 받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모습. / 연합뉴스




경북 안동시는 9일 서거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생전에 방문했던 하회마을에 추모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동시 관계자는 이날 "분향소는 영국대사관의 의견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보류하고 시 차원에서 여왕을 추모하는 작은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추모 공간은 여왕이 들렀던 충효당 앞 구상나무 인근에 마련할 예정이며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부터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구상나무는 지난 1999년 방한한 여왕이 하회마을에 들러 기념으로 심은 나무다. 안동시는 여왕의 장례 기간인 향후 10일간 하회마을을 찾는 관광객이나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여왕을 기릴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하회마을에서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애도 현수막을 거는 등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를 추모하는 분위기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지난 1999년 4월 19일부터 22일까지 김대중 당시 대통령 내외의 초청으로 3박 4일간 한국을 국빈 방문했으며 73세 생일인 4월 21일 안동 하회마을을 찾아 마을 곳곳을 돌아보고 생일상을 받아 화제가 됐다.

1999년 방한 당시 안동 하회마을에서 하회별신굿 탈놀이를 관람한 뒤 공연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모습. /연합뉴스




여왕이 하회마을을 방문한 1999년 4월 21일은 여왕의 73세 생일이었다. 여왕은 담연재에서 안동소주 명인인 조옥화(2020년 별세) 여사가 마련한 성대한 생일상을 대접받고 축배를 드는 등 한국의 전통 환대를 경험했다.

과일, 국수, 편육, 찜, 탕 등 47가지 전통 궁중음식이 차려졌고, 특히 생일상의 백미로 나뭇가지에 각종 꽃과 열매를 장식한 높이 60㎝의 떡꽃 화분이 올랐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당시 안동에서 봉정사도 방문하고,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관람하고 고추장과 김치 담그는 모습을 지켜보는 등 한국 문화를 체험했다. 풍산 류씨 문중의 고택 충효당을 방문했을 때는 여왕이 신발을 벗고 방 안으로 들어가는 등 한국의 예법을 존중하는 모습이 보도되면서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방한 당시 엘리자베스 여왕은 하회마을뿐 아니라 서울 인사동 거리를 방문하고 이화여대를 찾는 등 한국 국민들을 직접 만나는 일정을 여럿 가졌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 내외가 청와대 영빈관에서 마련한 국빈만찬 답사에서 "오늘 보는 한국은 제가 왕위에 오른 1952년 당시 영국민이 알고 있던 한국과 많이 다르다"며 한국 국민들이 산산조각이 난 나라를 다시 세우고 세계 주요 산업국가 중 하나를 만들어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새천년 시대를 바로 앞둔 이 시점에 이뤄진 저의 방한은 양국관계의 힘을 상징하는 그런 방문"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엘리자베스 여왕은 한국 측 인사들에게 방한 당시 환대를 기억한다며 깊은 인상을 받았음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십수 년이 지난 뒤에도 신임장을 제정하기 위해 버킹엄궁에 온 신임 주영 한국대사들에게 하회마을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는 등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