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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앤티가 바부다





2014년 중국 토목공사 그룹이 카리브해 섬나라인 앤티가바부다의 주요 항만 시설을 개선하는 공사에 2억 5500만 달러를 투자한다는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의 일환이었기 때문이다.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영국 연방 국가에 대한 중국의 구애는 각별했다. 중국은 2005년 이후 15년 동안 42개 영연방 국가에 총 6850억 파운드(약 1091조 원)를 투자했다고 한다.

앤티가바부다는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동쪽으로 2250㎞ 떨어진 소국이다. 국토 면적이 442㎢로 서울(605㎢)보다 작다. 나라 이름은 대표적인 2개의 섬인 앤티가와 바부다에서 따온 것인데 각각 ‘고대’와 ‘수염’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기원전 3000년께 이 지역에 가장 먼저 자리 잡은 종족은 시보니족이었다. 이후 남미 대륙에서 건너온 아라와크족이 옥수수·구아바 등 농사를 지으며 정착했다. 원주민들이 살던 이 섬은 1493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2차 항해 중에 발견하면서 유럽에 알려지게 됐다. 17세기 초 영국인들이 대거 이주해 담배·사탕수수 등 플랜테이션 농장을 운영하면서 본격적으로 영국의 지배를 받게 됐다. 300여 년 동안 영국령 서인도연방 제도의 일부였다가 1981년 대영제국으로부터 독립한 뒤 영연방 국가의 일원이 됐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서거로 전 세계의 관심이 영국으로 모이는 가운데 앤티가바부다가 3년 안에 입헌군주국에서 공화국으로의 전환 여부를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카리브해 영연방 국가인 바베이도스가 공화국으로 전환하면서 영국 국왕이 군주로 남은 나라는 영국과 영연방 14개국 등 총 15개국으로 줄었다. 엘리자베스 2세는 70년의 재위 기간에 영연방 국가들을 하나로 묶은 구심점이었으며 이를 뒷받침했던 것은 여왕의 품위와 헌신 등 소프트파워였다. 우리 헌법 2조 규정처럼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지만 한 나라의 국격으로 곧바로 연결되는 것은 국가 지도자의 품격이다. 존경받던 영국 여왕의 서거와 함께 영연방 구심력이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지도자의 통합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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