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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기의 인사이트]한국판 세계 지도를 그리자

김태기 일자리연대 집행위원장(전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한류·방산 등 中·日보다 주목받아

각국과 협력땐 경제안보 강화 가능

발전 비법 전수해 동반번영 기회도

개도국 지원 등 체계적인 노력 필요





아시아 시대의 주역으로 떠올랐던 중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저가 제품이지만 중국이 누렸던 세계의 공장 자리가 인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넘어가고 있다. 이미 인도 등의 국가는 경제성장률이 중국보다 빠르고 중산층도 늘면서 개방적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만큼이나 배타적 민족주의가 득세했고 정치사회 체제는 경직적이고 권위적이다. 이러면서 중국에 비우호적인 나라들이 미국을 넘어 확산하고 있다. 그렇다고 중국이 성장하기 이전에 아시아의 맹주로 꼽히던 일본이 부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디지털 전환은 더디고 인구가 줄며 경제성장은 정체되고 사회는 활력을 잃고 국민 의식은 폐쇄적이다.

중국과 일본이 고전하는 가운데 한국은 뜻하지 않게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반도체와 2차전지 등에 대해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경제는 물론 사람의 의식과 나라의 안보에 깊숙이 영향을 미치는 문화 산업이나 방위산업이 세계인의 각광을 받기 때문이다. 대중음악·드라마·식품 등은 정부의 특별한 지원이 없었지만 한류 붐을 일으켰다. 경제적으로 보면 한국의 약점인 서비스업의 내수산업화를 깨고 수출 산업으로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 국민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방위산업도 세계 각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또한 무기와 함께 무기의 운용 및 관리·유지 등의 서비스도 수출된다.



한국판 세계지도를 그릴 때가 왔다. 지금 글로벌 공급망을 재구축하는 미국은 진작부터 그래왔고 덕분에 초강대국이 됐다. 한국판 세계지도의 일차 목적은 경제안보의 강화에 있다. 한국은 생산에 필요한 천연자원이 부족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좌우하는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며 기술 혁신은 둔화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한국이 자체적으로 해결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다른 나라와 손잡는 것이 효과적이다. 경제안보 관점에서 어떤 나라가 파트너가 될 수 있을지 답이 나온다. 자원은 많지만 개발을 하지 못하는 나라, 인구는 많지만 일자리가 부족한 나라, 교육 수준이 높지만 소득이 낮은 나라는 한국과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한국판 세계지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대국에 대한 배려가 필수적이다. 이런 문제는 중국과 일본의 사례가 참고가 된다. 중국은 일대일로를 내걸고 세계지도를 만들었지만 자국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상대국에 피해를 준다는 비판을 받는다. 일본도 자국 상품의 수출을 확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정상회의에서 한국을 성공 사례로 소개했듯이 한국이 가진 최대 매력은 경제 발전의 노하우다. 버려진 땅을 농지로 바꾸고 놀고 있는 사람을 인적 자본으로 키우고 자본을 끌어들여 사회간접자본과 공장을 만드는 등의 일을 한국이 지원해줌으로써 세계 각국과 동반 번영할 수 있다.

후손들에게 성공적인 한국판 세계지도를 물려주자. 이렇게 하려면 범정부적인 노력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지금도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 정책이 있지만 대폭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정부 출연 연구 기관 등이 중심이 돼 미국 등 다른 나라의 경제안보 정책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각국의 사정을 조사하는 지역 연구도 해외 동포의 네트워크까지 활용하며 강화해야 한다.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장학금과 개발도상국으로의 지원도 대상과 조건을 세계 전략과 일치하도록 개선해야 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이민 문제에는 결단이 필요하다. 우수한 해외 인재를 유치하도록 지원책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이민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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