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용품 유통 1위 업체인 골프존커머스가 다음 달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최근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3000억 원 안팎의 몸값을 책정했는데 모회사인 골프존뉴딘홀딩스의 구주매출 비중이 45%에 육박해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에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골프존커머스는 15일 증권신고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하고 다음 달 11~12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후 같은 달 18~19일 일반 청약을 진행해 IPO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골프존커머스는 2015년 모회사인 골프존뉴딘홀딩스에서 물적 분할돼 출범했다. 전국에 10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두고 있으며, ‘골프존 마켓몰’과 ‘골핑’ 등 온라인몰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골프 산업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액으로 전년보다 43.8% 증가한 3166억 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0%나 늘어 227억 원을 나타냈다.
희망 공모가는 1만 200~1만 2700원으로, 이를 바탕으로 책정한 시가총액은 2670억~3360억 원이다. 골프존, 골프 다이제스트 온라인, 아쿠쉬네트홀딩스 등 3개사의 주가를 고려해 산출한 몸값이다. 총 786만 주를 공모할 예정으로 최소 802억 원에서 최대 998억 원을 이번 IPO를 통해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이한 점은 공모 주식 786만 주 중 구주매출이 353만 주(전체의 44.9%)에 달한다는 것이다. 모두 골프존뉴딘홀딩스가 보유한 주식이다. 골프존뉴딘홀딩스는 골프존커머스의 지분 97%를 보유하고 있다. 희망가 내에서 공모가가 결정될 경우 골프존뉴딘홀딩스가 골프존커머스 IPO를 통해 손에 쥐는 현금은 최소 360억 원에서 최대 448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골프존뉴딘홀딩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403억 원(2022년 6월 말 기준)에 육박한다.
최근 IPO 시장 침체에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구주 매출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없애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주매출 비중을 높게 짠 것은 이례적이라는 해석이다. 구주매출 비중이 높았던 기업들은 IPO 시장에서 줄줄이 ‘쓴맛’을 봤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월 구주매출 비중을 75%로 설정한 후 IPO를 추진했다가 수요예측 참패로 상장을 철회했다. 대명에너지도 올 초 수요예측에 실패하자 구주매출 물량을 기존 173만 주에서 50만 주로 3분의 1 이상 줄여 지난 5월 가까스로 증시에 입성했다.
구주매출이 과도할 경우 공모 자금이 회사가 아닌 기존 주주로 유입되기 때문에 공모주 투자 유인을 낮추게 된다.
골프존뉴딘홀딩스 계열사 중 IPO를 추진 중인 골프존카운티도 구주매출이 공모 흥행 여부에 변수로 꼽힌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현재 50%대인 지분율을 30%대까지 낮출 계획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골프존카운티의 몸값을 1조~2조 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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