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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계 작가 예술혼, 광주서 타오른다

◆내년 4월7일 개막 광주비엔날레 '작가 58명' 공개

노에·압둘라예 등 다국적 눈길

"전시 작품의 90%는 국내 첫선"

크리스틴 선 킴의 '모든 삶의 기표' /사진제공=광주비엔날레재단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

작가 크리스틴 선 킴은 소리와 사회의 관계에 관심을 기울인다. 사실 작가 자신이 전혀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농인이라 그에게 수화는 절실한 소통 수단이다. 결국 작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한 관심사를 사회의 소통 체계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시켰다. 그의 작품은 조용하지만 강렬한 울림을 주고, 말없이 깊은 메시지를 전한다.

물은 연약한 듯 하나 어디든 파고들고, 무엇이든 품어 안는다. 노자 철학의 핵심을 담고 있는 ‘도덕경’에서는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뜻의 상선약수(上善若水)가 유명하지만 제14회 광주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을 맡은 이숙경 큐레이터는 ‘유약어수(柔弱於水)’를 주제로 삼았다. 부드럽고 여리지만 현실의 방향성과 대안을 제시하는 강한 힘을 갖고 있다는 점이 예술과 물의 공통적 속성이라 봤기 때문이다.

내년 4월 7일 개막하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가 21일 크리스틴 선 킴을 포함한 58명의 참여작가 명단을 발표했다.



그간 소외됐던 제3세계 출신의 작가 참여들이 눈길을 끈다. 참여작가 스카이 호핀카는 미대륙 토착민인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업한다. 노에 마르티네스는 자신의 선조인 남미 우아스테코(Huasteco)의 조각 형상을 참고한 도자 작품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타냐 루킨 링클레이터는 캐나다 원주민 여성들이 세대를 불문하고 착용하는 코콤(kohkom) 스카프를 이용해, 오랜 기간 전해진 문화적 산물이 만드는 시간적 연결성을 이야기한다. 말리 출신의 압둘라예 코나테는 고대의 사냥용 겉옷, 수작업으로 염색한 면직물 등 고국의 문화들을 이용해 지역의 전통이 보편적 문제를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다국적 작가들이 펼쳐낼 전시는 국경을 자유자재 넘나드는 물의 유동적 속성을 느끼게 할 듯하다.

과달루페 마라비야 '질병 투척기?등에 거울을 달고 가르랑거리는 괴물' /사진제공=광주비엔날레재단


여성작가에도 주목한다. 호주 토착민 지역 사회의 원로 작가인 에밀리 카메 킁와레예,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흑인 여성들이 겪어야 하는 식민화의 영향과 토착민 지식의 억압에 대해 이야기하는 불레베즈웨 시와니, 여러 문명에서 찾아낸 기하학적 형태로 조각과 드로잉을 펼치는 킴 림 등이 참여한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김순기 작가는 전남여고 학생들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한국 여성 작가들의 시를 낭독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비엔날레’는 189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기원을 두고 있는 격년제 국제 미술행사지만, 전 세계 다양한 도시에서 비엔날레가 개최되면서 엇비슷한 작가들의 반복등장과 주제의식·차별성의 약화 등이 ‘비엔날레의 위기’를 불러왔다. 이숙경 예술감독은 “세상은 넓고 아직도 보여줄 작가는 너무도 많다”면서 “참여작가 절반 이상이 ‘신작’을 준비하고 있어, 출품작 90%는 국내에서 처음 전시되는 것들”이라며 기대감을 드높였다. 내년 4월부터 7월9일까지 열리는 광주비엔날레에는 약 30여개 국 80명의 작가가 참여할 예정이며, 전체 작가는 내년 초에 확정,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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