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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잡는 ADC 항암제 마침내 국내 상륙 [약 읽어주는 안경진 기자]

위암도 효능 '엔허투' 식약처 허가

유방암 HER2 저발현 환자에 효과

실제 처방되려면 건보에 등재돼야

해외에서 판매 중인 ADC 신약 '엔허투' 제품 사진. 사진 제공=다이이찌산쿄·아스트라제네카




글로벌 제약사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신약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최근 열린 종양학 분야 세계 최대 학술대회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2)에서 기립박수를 받았습니다. 유방암 중에서도 치료가 어려운 유형으로 꼽히는 HER2(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저발현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 기존 항암화학요법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무려 50%나 감소시켰다는 임상 데이터를 공개했죠.

사실 엔허투는 미국, 유럽은 물론 일본에서도 일찌감치 판매허가를 받아 처방 중인 약입니다. 2019년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 이후 HER2 양성 소견을 보이는 전이성 유방암과 진행성 위암 환자에게 쓰여왔죠. 이번 종양학회에서는 데이터를 통해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적응증을 추가한 것입니다. 엔허투는 이외에도 HER2 양성 대장암, 폐암 등 다양한 암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입니다.

국내에서는 이달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6월 식약처의 신속 허가 대상으로 지정된 후 1년 넘게 정식 허가가 지연되자 허가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수차례 제출되기도 했죠. 국내에서 허가받은 적응증은 △2가지 이상의 항HER2 기반 치료 이력이 있으면서 수술이 불가능한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항HER2 치료를 포함해 2가지 이상의 요법을 투여받은 적이 있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종 등 2가지 입니다.



엔허투 효능의 비밀은 작용기전에 숨어있습니다. 엔허투는 암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특정 단백질을 정밀하게 표적하는 ‘항체(Antibody)’에 강력한 세포사멸 기능을 갖는 ‘약물(Drug)’을 링커로 연결한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 Drug Conjugate·ADC) 입니다. ‘유도미사일’ 역할을 하는 항체에 ‘핵탄두’인 항암제를 결합시켜 투여하는 원리죠. 암세포를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어 강력한 사멸효과를 나타내면서도 정상세포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항체에 약물을 안정적으로 부착하는 링커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 같은 기술이 가능했다고 해요.

ADC는 전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신약 기술입니다. 국내 기업 중에는 셀트리온(068270)이 지난해 6월 미래에셋그룹과 함께 영국의 ADC 개발사 익수다테라퓨틱스에 4700만 달러 상당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죠. 레고켐바이오(141080), 알테오젠(196170), 에이비엘바이오(298380), 펩트론(087010) 등 많은 국내 바이오벤처들이 ADC 신약을 개발 중입니다. 다만 의료 현장에서 실제 환자에게 처방이 이뤄지려면 건강보험에 등재되어야 해서 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적정성 평가를 거쳐 제약사와 건강보험공단이 약가 협상을 진행해야 합니다. 통상적인 급여 등재기간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에나 급여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래 기다려온 암환자들이 하루빨리 혁신적인 신약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약 읽어주는 안경진 기자’ 코너는 삶이 더 건강하고 즐거워지는 의약품 정보를 들려드립니다. 새로운 성분의 신약부터 신약과 동등한 효능·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한 제네릭의약품(복제약)에 이르기까지 매년 수없이 많은 의약품이 등장합니다. 과자 하나를 살 때도 성분을 따지게 되는 요즘, 내가 먹는 약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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